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국민의당에 합류한 가운데 역대 정부의 대북정책은 모두 실패했다며 국민의 당에서는 대북정책을 원점부터 검토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과거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등 민주정부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안철수 의원은 당황한 듯 기자회견이 끝나기 직전 “역대 정부의 정책에는 공과 과가 있지만 핵문제 관련해서는 성과를 얻지 못했다”고 추가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상돈 교수는 17일 오전 11시30분 마포구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북정책은 한국과 미국의 역대 정부 모두 다 실패했다”며 “국민의당에서는 원점부터 검토해서 입장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교수는 “노태우의 비핵화 선언, 김영삼의 제네바 협정, 김대중과 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박근혜 정부의 신뢰프로세스 등 역대 과거 정부의 대북정책은 모두 실패했다”며 “미국의 부시, 클린턴, 아들 부시, 오바마 대통령 역시 모두 실패했다”고 말했다.

▲ 17일 오전 11시30분 서울 마포에 위치한 국민의당 당사에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입당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햇볕정책을 실패했다고 평가하냐는 질문에 이 교수는 “햇볕 정책의 인도적 포용정책은 소중하지만 북한의 핵 개발과 핵무기 화를 막는 것에는 실패했다”며 “하지만 한국뿐 아니라 미국 정부도 실패한 사안이고 이는 한국이나 미국 정부의 책임이 아니라 북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안철수 공동대표는 기자회견을 마치겠다는 말에 서둘러 대북정책에 대해 추가 설명을 하겠다고 나섰다. 안 의원은 우선 이러한 입장은 18일에 열릴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추가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안철수 대표가 서둘러 입장을 더한 것에는 이상돈 교수의 발언이 마치 민주정부의 대북정책을 실패한 것으로 평가해 박근혜 정부가 아닌 역대 민주정부와 대척점을 세우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어떤 정부의 정책이 100% 성공했다거나 실패라고 말할 수 없고 공과 과가 존재하는 것”이라며 “핵 문제 관련해서는 성과를 얻지 못했고 역대 정부의 성공한 부분은 계승하고, 실패한 부분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게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공동대표는 “이러한 연장 선상에서 개성공단 폐쇄문제를 바라볼 것이고 자세한 것은 내일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상돈 교수 역시 안 대표가 추가로 발언하자 곧바로 추가 발언을 더했다. 이상돈 교수는 “김대중 정부의 포용정책이 전혀 의미가 없었다는 뜻이 아니라 핵 개발을 막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는 말”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국민의당 측은 이상돈 교수의 발언에 대해 “햇볕정책은 많은 성과와 함께 한계를 가졌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공개하기도 했다.

앞서 이상돈 교수는 16일 언론인터뷰에서 ‘햇볕정책’을 지지하는 국민의당 기조 때문에 입당을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다. 햇볕정책 등을 지지하는 정동영 전 의원이 국민의당에 합류할 경우 자신은 입당하지 않겠다는 뜻을 비친 것이다. 17일 하루 만에 전격적인 입당을 발표한 것에 이상돈 교수는 “어제 전격적으로 입당을 결심했고, 우려했던 바가 있었지만 그 부분이 해소됐기 때문에 하나의 운명이려니 하고 동참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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