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시장에도 찬 바람이 불고 있다. 2개 사 중 한 곳이 연 평균 수익이 1억원에도 못 미치는 실정에다 무료·홍보성 잡지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서비스 제공 계획도 전무해 콘텐츠 질 제고를 통한 잡지산업의 부흥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잡지산업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 2014년12월31일 기준 현재 지방자치단체에 정기간행물로 등록된 잡지의 수는 4839개, 사업체 수는 4316개 사다. 이중 해당 조사에 참여한 모집단 사업체 수는 총 2509개이며 이 가운데 1053개 사업체(발행 잡지 기준 1219개)가 조사에 응했다.

언론진흥재단의 이번 조사 결과 잡지산업의 전체 종사자는 총 1만8314명으로 추정되며 이중 기자직은 6894명으로 전체 종사자의 37.6%다. 발행사별 평균 기자수는 2.7명에 불과했다.

잡지산업의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그 규모가 축소됐다. 2014년 기준 잡지산업 규모는 총1조3754억원으로 사업체별 평균 매출액은 5억4800만원으로 추정된다. 이 매출액 규모는 2013년 기준 2170억원 감소한 수치다. 2013년 잡지산업의 규모는 총1조5927억원이며 사업체별 평균 매출액은 6억3500만원으로 추정됐다.

특히 이번 조사에선 잡지산업이 위축돼 잡지가 전문성보다 홍보성 발간에 그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조사 결과 잡지 발행 형태는 잡지 전문 발행사에서 발행하는 비율(29.2%)보다 ‘일반 기업·단체·기관’에서 발행(53.6%)하는 경우가 더 높았다. 일반 기업·단체·기관 등에서 발행하는 비율은 2013년 조사결과인 39.9%에서 13.7%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다.

▲ 잡지 발행 형태. 출처=한국언론진흥재단.
이외에도 발행 형태는 도서출판 중심(도서출판사에서 도서출판물과 잡지를 함께 발행) 14.3%, 언론사에서 잡지를 함께 병행하는 경우가 2.8% 순서로 나타났다. 모두 도서출판 중심인 곳에서 펴낸 잡지와 언론사에서 펴낸 잡지의 비율이 2013년에 비해 각각 7.5%, 4.6%포인트씩 감소한 것이다.

특히 사보와 기관지 등 홍보를 위해 발간되는 잡지가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잡지 중 가장 많이 발행되는 종류는 문학·문화예술·종교지로 전체의 25.4%가 이에 해당했다. 이어 사보·기관지·회보(20.8%)가 많이 발행됐고 시사·경제·지역·산업지(13.9%) 순이었다. 특히 사보·기관지·회보의 비중은 2013년 조사 결과 4.7%에 불과했던 것에서 한 해만에 4배 가까이 증가했다.

▲ 잡지 성격 분류. 출처=한국언론진흥재단.
유료잡지의 감소추세도 두드러진다. 유료 발행 잡지는 전체의 52.7%로 2013년에 대비 25%포인트 감소했다. 무료로 배포되는 비중이 75.1%에 달하는 사보·기관지·회보의 증가로 전체 잡지 2개 중 하나가 무료로 배포되고 있는 것이다.

무료잡지나 사보·기관지·회보 등의 정기구독자 비율이 높은 점도 잡지의 홍보적 성격이 점차 강해지고 있는 특징을 보여준다. 정기구독자 비율이 높은 잡지는 사보·기관지·회보(57.7%), 무료지(51.3%), 월간지(50.1%)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잡지산업의 고용의 질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잡지산업의 전체 종사자는 총 1만8314명으로 추정됐으며, 이 중 정규직은 70.3%, 비정규직은 18.4%, 프리랜서 11.3% 등이었다. 잡지사당 정규직 종사자수는 평균 5.1명으로 2013년 조사 결과인 13.1명보다 한 해 만에 무려 8명이나 감소했다.

차별적인 여성 인력 고용 형태도 잡지 업계의 특징으로 나타났다. 학력은 대졸 이상 여성(92.3%)이 남성(91.8%)보다 0.5% 포인트 높았다. 하지만 정규직은 남성이 4.4% 포인트 높았고 비정규직과 프리랜서는 여성이 각각 11.0%, 4.6% 포인트 높았다.

또한 이번 조사 결과 대다수의 잡지사들이 영세한 규모인 것으로 조사됐다. 2014년 기준 잡지당 평균 발행부수는 회당 7117부였다. 유료잡지는 평균 8663부, 무료잡지는 평균 5500부를 발행했으며 1천부 미만과 1천부~2천부 미만, 2천부~5천부 미만 등이 각각 20%를 조금 넘는 수치에 불과했다. 5만부 이상은 3.3%에 불과해 다수의 잡지사들이 적은 부수만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9.4%의 잡지사는 연간 매출액 1억원 미만을 달성하는데 그쳤다. 지출액 규모로 보면 55.8%의 잡지사가 1억원 미만에 해당했다. 매출 규모도 적은데다가 지출액의 대부분이 인쇄제작비와 인건비에 사용되는 실정에서 잡지사들이 콘텐츠 경쟁력을 키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잡지사의 연간 매출액 . 출처=한국언론진흥재단.
잡지업계는 신문업계와는 달리 뉴미디어나 디지털 퍼스트 등에는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사 결과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사업체 중 84.7%가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필요성을 못 느껴서(60.9%)’가 다수였다. ‘인력 등 추가 비용 부담(15.8%)’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10.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잡지업계의 온라인 서비스 제공 사업체의 뉴미디어 서비스 제공방식도 신문업계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일반적으로 신문업계에서 사용하지 않는 방식인 ‘뉴스레터(이메일 뉴스)’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답한 비율이 16.7%로 가장 높았다. 모바일 웹(13.5%), SNS(12.6%) 등의 순서로 답변이 많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측은 해당 조사를 통해 “잡지가 일반 구독자를 대상으로 전문 콘텐츠를 유료로 판매하는 플랫폼이라기보다는 관련자를 대상으로 자사 관련 홍보성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로서의 성격이 짙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잡지업계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가 필연적으로 가져오는 잡지산업의 변화에 대해 보다 절박하고 적극적인 태도로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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