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북한의 광명성 4호 발사 이후 수거한 로켓잔해를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해군은 러시아 기술과 부품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는 국가정보원의 주장에 대해 “전문가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해군은 11일 오후 경기도 평택에 있는 해군2함대에 정박 중인 통영함 선상에서 북한 로켓 잔해 추정 수거물을 공개했다. 해군이 수거해 공개한 잔해물은 로켓 1, 2단 추진체 사이의 연결부위 수거물 1점과 연속가스분사구 또는 로켓 외피로 보이는 잔해 3점이었다. 특히 직경 2~3미터 크기의 원통형 1, 2단 연결부위로 추정되는 수거물 외피엔 파란색으로 숫자 ‘10’이 찍혀있다.

해군은 심해잠수사 뿐 아니라 통영함에 탑재된 수중무인탐사기(ROV)를 사용해 잔해물을 인양했다고 밝혔다. ROV를 이용한 인양은 처음이라고 해군은 전했다.

해군은 이 같은 잔해가 북한이 발사한 광명성 4호의 잔해임을 어떻게 확인했는지에 대해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이 날아가던 북한 로켓이 공중에서 폭발했을 때 좌표를 잡은 뒤 바다로 떨어질 때까지 좌표를 추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 공개한 뒤 브리핑에 나선 제병렬 해군 55전대장(중령)은 “발사된 미사일(로켓)이 낙하한 위치로 설정된 구역에서 발견한 것”이라고 밝혔다.

▲ 해군이 11일 오후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에 정박중인 통영함 함미 선상에서 북한 로켓 잔해 추정 수거물을 공개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해군이 11일 오후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에 정박중인 통영함 함미 선상에서 북한 로켓 잔해 추정 수거물을 공개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오세성 해군본부 공보실 중령은 “이지스함이 정확하게 낙하지점을 잡았다”며 “실시간으로 낙하과정을 추적해 정확하게 위치를 잡았다. 그 자리에 탐색을 해보니 그것 외엔 다른 것이 없기 때문에 (북한 것이 맞다)”고 답했다.

그러나 잔해물에 북한이나 러시아가 제작한 특별한 표시가 있지는 않았다. 오 중령은 “(마킹이 있는지에 대해) 그것은 없다. 하지만 정확히 기점을 잡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중에서 폭발해 270여 개로 쪼개진 로켓 파편을 이지스함이 추적해 이 가운데 수십여개의 위치를 해군에 제공해 이 중 서해 군산 어청도 서남방 75마일 수심 약 80m 지점과 서남방 65마일 수심 약 80m 지점에서 잔해를 수거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난 7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 로켓의 주요 부품은 대부분 러시아가 공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국가정보원의 주장에 대해 제병렬 전대장은 “그것은 전문가들이 판단할 문제인 것 같다”고 답했다. 앞서 러시아 외무부 미하일 울리야노프 비확산·군비통제 국장은 10일(현지시각) 모스크바 시내 ‘로시야 시보드냐’ 통신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북한에 로켓 부품을 제공했다는 한국 정보 당국의 발표는 무책임하고 아주 비전문가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헤럴드경제가 전했다.

▲ 해군이 11일 오후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에 정박중인 통영함 함미 선상에서 북한 로켓 잔해 추정 수거물을 공개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울리야노프 국장은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반하는 행동을 하면서 북한에 불법적으로 로켓 부품을 제공했다고 의심할 만한 근거가 있다면 그 증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제 전대장은 로켓의 부위가 무엇인지, 외피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 “국방정보본부와 국방과학연구소 등이 더 분석을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통영함에는 40여 명의 취재진이 참여해 통영함 선상취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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