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을동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성차별적 발언이 논란이 된 가운데 종합편성채널은 발언을 두둔하거나 ‘며느리가 판사’라는 점과 연결지어 흥미위주의 보도를 했다. TV조선은 성차별 보도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고 나서 하루만에 이 같은 보도를 한 것이다.

김을동 최고위원은 지난 3일 새누리당 여성 예비후보자를 만난 자리에서 “여성이 너무 똑똑한 척을 하면 굉장히 밉상을 산다”면서 “약간 좀 모자란 듯한 표정을 지으면 된다”며 여성에 대한 차별적인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6일 김귀순 새누리당 예비후보가 “성차별적 문화를 조장한다”면서 사퇴를 요구했으며 더불어민주당은 “도대체 여성을 어떻게 인식하기에 어처구니없는 발언들이 나오는지 경악스러울 뿐”이라며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 지난 4일 채널A '직언직설' 화면 갈무리
종편 역시 김을동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지만 옹호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지난 4일 TV조선 ‘뉴스쇼판’의 최희준 앵커는 “이 말을 그나마 여성분이 했으니까 다행”이라며 “남자 국회의원이 (같은 발언을)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라고 패널들에게 물었다. 여성 의원이 한 발언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적다는 이야기다.

‘여성’이라는 말을 빼면 문제 없는 표현이라는 ‘물타기’도 이어졌다. ‘뉴스쇼판’에 출연한 강상구 TV조선 정치부 기자는 “(일부 네티즌들의 지적은) 현실적으로 맞는 말 아니냐. 사실은 그 말에서 여성을 사람이라고 바꾸면 하등 틀릴 것 없는 말이다. 잘난척하는 사람 좋아하는 사림이 누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 지난 4일 채널A '직언직설'화면 갈무리
채널A에서도 대동소이한 발언이 나왔다. 지난 4일 ‘뉴스특보’에 출연한 김우석 미래전략개발연구소장은 “여성 뿐만 아니라 남자도 그렇다. 남자들도 잘난척하면 표 얻기 힘들다. 현장에 가면 어리숙하게 하는 게 노하우”라고 말했다. ‘직언직설’에 출연한 신지호 전 의원 역시 “남자도 똑똑한 척 하면 유권자들이 안 좋아한다”며 본질을 흐렸다.

종편은 김을동 최고위원의 발언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사실을 끌어다 집안갈등이 있는 것처럼 흥미위주의 보도를 하기도 했다. 채널A ‘직언직설’은 관련 논란을 다루면서 “판사 며느리 둔 김을동 ‘여자가 똑똑하면 밉상’”이라는 제목을 뽑았다. 판사 며느리를 뒀다는 사실을 덧붙일 이유는 없었다. ‘직언직설’에 출연한 고영신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특임교수는 “며느리가 판사다. 혹시 며느리 들으라고 하한 얘기가 아닌가”라고 말한 뒤 “테크니컬한 조언을 한 것이지 여성을 비하한다든가하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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