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에서 성차별적 보도가 넘쳐난다. 여성 정치인을 남성 정치인의 ‘부속품’으로 여기는 표현이 여과 없이 나간다. ‘여성정치인 외모품평’이나 ‘북한 응원단 성상품화’보도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총선보도감시연대는 25일 주간보고서를 내고 일부 종합편성채널의 시사보도프로그램의 성차별적 보도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총선보도감시연대는 언론시민사회단체가 공정한 총선보도를 위해 만든 단체로 신문·방송에 대해 일일·주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14일 방영된 TV조선 ‘이슈해결사 박대장’은 정치인을 ‘누구의 여자’, ‘누구의 여인’이라고 지칭했다. 윤슬기 앵커는 “박선숙 전 의원이 3년 만에 안철수 의원의 품으로 돌아왔다. 안철수·박선숙 커플의 재회 어떻게 봐야할까?”라고 말했으며 “문재인 의원의 여자도 한번 보겠냐”라며 여성정치인들을 언급했다. 진행자인 장원준 기자는 “지금 문의 여인과 안의 여인 저희가 보여드렸습니다” “박영선 의원은 어느 분의 여인이 될 거라고 보느냐?”라고 말했다. 총선보도감시연대는 “여성 정치인을 남성 정치인의 파트너나 부속품 정도로 여기는 낮은 인권의식”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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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보도감시연대 카드뉴스

지난 20일 채널A ‘돌직구 쇼’에서도 성차별적 발언이 나왔다. 이계진 전 새누리당 의원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퇴를 늦추자 “옛말에 간다 간다 하더니 애 셋 낳고 간다는데, 애 셋 낳고 떠날 거다” “박영선 의원도 애 셋 낳고 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총선보도감시연대는 “여성은 아이를 낳는 도구가 아니다”라며 “아무리 옛말이라도 여성에게 이런 비유를 하는 것 자체가 모욕적”이라고 비판했다.

▲ 총선보도감시연대 카드뉴스
앞서 여성정치인을 논하며 외모를 잣대로 평가하는 종편의 보도가 심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는 2013년 3월26일 ‘5대 얼짱 여성정치인’을 선정해 외모품평을 했는데, 이봉규 평론가는 김재연 당시 통합진보당 의원을 가리켜 “각선미가 예쁘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제재를 받았다.


JTBC도 ‘여성 정치인 외모품평’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해 5월21일 JTBC ‘썰전’에서 최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이 “보좌진과 기자들 사이에서 나경원 의원과 조윤선 전 의원 중 누가 더 예쁜가로 파가 나눠진다”라고 발언하자 강용석 변호사는 “(조윤선 전 의원은) 키가 크고 날씬하다” “나경원 의원은 어떤 앵글에서 잡아도 예쁘다. 얼굴이 작고 김태희 스타일”이라고 맞받아쳤다. 이들은 서로 ‘윤선파’인지 ‘경원파’인지 농담을 주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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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10월 22일 TV조선 '뉴스쇼판' 화면 갈무리

종편은 주기적으로 북한에 대한 자극적인 보도를 쏟아내는데, 북한의 응원단은 단골 성상품화 소재다. 종편은 시사보도프로그램 리포트에서 자막을 통해 “‘예뻐, 언니’... 미녀 접대원 화제”(2015년 10월22일 TV조선 ‘뉴스쇼판’), “‘미녀응원단’ 미스터리…‘비밀서약서’ 실체는?”(2014년 7월12일 TV조선 ‘황금펀치’), “미모여대생만 응원단 선발”(2014년 7월8일 TV조선 ‘뉴스쇼판’), “대남 ‘미녀와 야수’ 전술…”(2014년 7월7일 채널A ‘뉴스TOP10’) 등을 내보냈다.

최근 새누리당에 입당한 김태현 변호사는 2015년 10월22일 채널A ‘이언경의 직언직설’에서 “전지현과 같은 미모인데 북한에서 태어나 아쉽다”고 밝혔다. 이날 출연자들은 조명애, 이설주, 양윤미를 ‘북한 3대 얼짱 미녀’라고 지칭했다. 북한의 여기자에 대해서도 이 같은 보도태도는 이어졌다. 2015년10월22일 채널A ‘종합뉴스’는 “북한의 미녀 접대원들이 화제가 됐는데, 오늘은 뜨겁게 취재하는 '홍일점' 여기자가 눈길을 끌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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