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사장 한용길) 노사가 감액률 최대 50%(유급 안식년 제외)의 ‘다운사이징 임금피크제’를 합의했지만,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로 인해 시행이 유보됐다. 노조는 21일 임금제도개선에 대한 보완 협상에 나서기로 사측과 합의했다. 

21일 CBS 노사협의회는 임금피크제 등 제도시행에 CBS 구성원들이 공감하고, 동참할 수 있도록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재점검·보완하여 부속합의서를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CBS 노사협의회는 기존의 임금피크 다운사이징 등 제도개선 시행을 유보한다고 밝혔다. 이후 시행 시기는 부속합의서에 포함하도록 했다. 

앞서 CBS 노사는 지난해 12월 30일 임금피크제 등 제도개선에 대해 합의했다. 합의의 핵심은 2016년부터 기존의 만60세였던 정년을 만61세로 1년 늘리고, 다운사이징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것이다. 감액률은 만55세 10%, 만56세 10%, 만57세 20%, 만58세 40%, 만59세 50%, 만60세 80%(유급 안식년)로 적용했다. 이외에 기본급 3% 정액 인상, 연봉제 사원 호봉제 전환 검토 등의 사안이 포함됐다. 

CBS 노조 측은 “향후 10년간 전체직원의 38%인 167명이 퇴직하게 되고, 2020년 기준으로 55세 이상 고령자들의 인건비가 전체의 63%가 되는 상황”이라며 임금피크제 도입의 필요성을 인정해 이 같은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CBS 사옥.
 

하지만 19일 CBS의 직원 114명은 성명을 내고 합의안에 반발했다. 이들은 합의안 반대의 이유를 △합의 절차에서 당사자들과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합의가 이루어진 점 △2014년 안과 대폭 수정돼 급격한 임금절벽을 도입한 점 △합의안을 시행하면서 얻는 경영상의 효과 등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점 △고령자=저성과자라는 낙인을 찍을 수 있는, 평가제도 없는 합의안이라는 점 등으로 들었다. 

2014년 12월 CBS의 임금피크제 관련 합의안은 다운사이징 임금피크제의 감액률이 10%이고, 평가제도와 인센티브제도를 함께 추진하기로 돼 있다. 하지만 2015년 합의안은 2014년의 합의안과 다르게 감액률이 크게 늘었고, 인센티브제도도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반발을 샀다. 

CBS의 한 기자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합의안을 사전 설명 없이 일방적 통보로 진행했기 때문에 내부의 반발이 큰 상황”이라며 “다운사이징 임금피크제가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당사자들이 배제된 채로 비민주적으로, 보완장치 없이 시행된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CBS 지부(지부장 안성용)는 지난 합의안을 존중하는 상태로 다시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CBS 지부는 “회사와 노조가 당사자들의 여론을 살피지 못한 부분을 인정한다”며 “그렇다고 해서 임금피크제를 완전히 무효로 할 수는 없는 현실이기 때문에, 구성원이 공감하는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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