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에 질문을 미리 제출하고 질문 순서까지 짜놓은 것으로 나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해 외신기자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자신의 트위터 등을 통해 유출된 질문지를 공개하는가 하면, 청와대와 한국언론을 비판하기도 했다.

제임스 피어슨 로이터통신 남북한 담당 특파원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전인 오전 10시34분에 “오늘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사전 승인된 질문들”이라는 글과 함께 질문순서와 질문 매체 질문 요지가 담긴 사전 질문지를 리트윗했다. 애초 이 글은 트위터 이용자 김수빈(동아일보 객원기자)씨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이었다.

이를 본 안나 파이필드 워싱턴포스트 도쿄지국장(한국 일본 담당)은 피어슨 특파원 트위터 글에 “도널드 커크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자연스러운 질문을 할 수 있었다”며 “진짜 기자회견에서의 진짜 기자처럼 말이다. 그건 마법 같은 일이다”라고 댓글을 달기도 했다.

자신을 아일랜드 저널리스트로 소개한 존 파워씨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의 대통령 답변을 위해 질문들을 미리 제출받았다. 외국 언론은 배제됐다. 의심스러운 나라”라며 “기자회견에서 참석하는 기자들은 대통령 위한 질문 미리 제출하는 게 저널리즘인가요?”라고 비판했다.

   
제임스 피어슨 로이터통신 특파원의 트위터
 
   
김수빈씨의 트위터
 

파워는 “오늘 언론인(presser)은 내가 왜 그렇게 한국 미디어에 대해 많은 불만을 제기하는지에 대한 좋은 예”라며 “외국 언론은 대부분 배제됐다. 모든 질문은 대통령을 위해 사전에 승인됐다. 비록 기자들이 서서 질문하는 체 했지만”이라고 썼다. 

한편, 안나 파이필드 워싱턴포스트 도쿄지국장은 기자회견 사전 공지를 받지 못한 점에 대해 청와대를 비판했다. 파이필드 지국장은 트위터에 “몇 달동안 기자회견과 같은 행사 때 공지를 보내달라고 청와대에 요청했으나 결과는 아무 것도 없었다”며 “청와대는 내가 박근혜 대통령 기자회견에 배제된 이유를 설명해줄수 있느냐. 워싱턴포스트 독자들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를 두고 제임스 피어슨 로이터 특파원은 “당신이 포함됐다해도 사전승인된 질문을 하고 대본에 있는 답변을 읽는 것에 기분이 좋았겠느냐”고 반문했다. 피어슨 특파원은 기자회견에 대해 “매번 신중하게 짜여져있고, 연출된 이벤트”라고 지적했다.

파이필드 지국장은 “중요한 것은 그것이 연극이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연극을 볼 기회가 없다는 것”이라며 “더구나 나는 서울에 있다”고 썼다.

   
아일랜드 저널리스트라고 소개한 존파워의 트위터.
 

 

   
아일랜드 언론인 존 파워의 트위터
 

 

   
안나 파이필드 워싱턴포스트 도쿄지국장 의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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