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합의 이후 대통령 지지율 부정평가 급등

한일 정부의 위안부 합의에 대해 잘못됐다고 보는 여론이 훨씬 높게 나온 것으로 한국 갤럽 조사결과 나타났다. 이는 연말에 실시한 SBS의 여론조사 결과와는 정반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국갤럽 지난 5일~7일 전국 성인 1021명에게 위안부 문제의 한일 간 합의에 대해 물은 결과 26%는 “잘됐다”, 56%는 “잘못됐다”고 답했으며 20%는 평가를 유보했다고 8일 발표했다.

갤럽에 따르면, 지지정당별로는 새누리당 지지층(407명)은 50%가 “잘됐다”, 29%가 “잘못됐다”고 평가한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213명)은 80%가 “잘못됐다”고 봤으며 무당층(324명)에서도 62%가 “잘못됐다”고 답해 부정적 견해가 더 우세했다.

이번 합의가 잘못됐다고 보는 사람들은(552명, 자유응답) 그 이유에 대해 “위안부 할머니 의견 안 들음”(34%), “사과 불충분, 불명확”(12%), “돈으로 해결하려 함”(9%), “너무 많이 양보, 일본에 끌려감”(8%), “국민 여론 수렴 부족”(8%) 등 주로 합의 과정과 내용 면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고 갤럽은 설명했다.


갤럽이 8일 발표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표.

이와 함께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72%가 이번 합의에서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답한 반면, “사과한 것으로 본다”는 응답은 19%에 그쳤다.

재협상 요구에 대해 응답자의 58%는 “재협상해야 한다”고 답한 데 반해, 28%는 “그래선 안 된다”고 응답했다.


▲ 지난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학생들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제1204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에서만 재협상 반대(52%)가 찬성(28%)을 앞섰을 뿐 50대 이하에서는 재협상 찬성 입장이 우세했으며 특히 20대와 30대에서는 그 비율이 70%를 넘었다.

또한 이번 합의를 일본 정부가 이행하는 것과 무관하게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위안부 소녀상에 대해 “이전해선 안 된다”는 응답이 72%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다. “일본 정부가 착실히 이행한다면 이전해도 된다”는 17%에 그쳤다고 갤럽은 전했다.

한편, 위안부 합의 파문과 함께 북핵실험 등의 이슈가 있었던 지난 5~7일 기간동안 실시된 이번 갤럽의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도 다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질문 답변 표.

박근혜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40%는 긍정 평가했고 53%는 부정 평가했으며 8%는 의견을 유보했다고 갤럽은 전했다. 직전 조사인 지난달 셋째 주에 비해 지지율(긍정률)은 3% 포인트 하락한 반면, 부정률은 7%나 상승했다. 이를 두고 갤럽은 “부정률이 50%를 넘은 것은 작년 8·25 남북 합의 후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세대별로는 긍정률과 부정률이 각각 20대 19%와 73%, 30대 12%와 81%, 40대 33%와 59%, 50대 48%와 43%, 60세이상 79%와 14%였다. 정당별로는 새누리당 지지층(407명)은 75%가 “잘하고 있다”고 답한 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213명)은 87%가 부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층(324명)에서도 부정적 견해가 더 많았다(긍정 23%, 부정 61%).

박 대통령이 잘한다고 응답한 대상자(404명)는 그 이유로 “외교·국제 관계”(18%), “열심히 한다·노력한다”(13%), “주관, 소신·여론에 끌려가지 않음”(11%), “전반적으로 잘한다”(6%)(3%포인트 증가) 등으로 나타났으며 소수 응답 중에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2%)가 포함되기도 했다고 갤럽은 전했다. 이에 반해 박 대통령이 잘 못한다고 응답한 539명은 그 이유로 “소통 미흡”(15%), “경제 정책”(11%), “공약 실천 미흡·입장 바뀜”(8%), “국정 운영이 원활하지 않다”(7%), “독선·독단적”(7%) 등을 지적했으며,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8%)와 “외교 문제”(5%) 등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