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 ‘마이리틀텔레비전’이 통신용어를 남발했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경징계를 받아 ‘꼰대심의’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주간 아이돌이 유사한 이유로 중징계인 법정제재를 받게 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6일 오후 방송심의소위원회를 열고 지상파계열 케이블 채널인 MBCEvery1의 예능 프로그램 ‘주간 아이돌’이 통신용어 등 부적절한 언어사용으로 방송심의규정을 위반했다며 중징계를 예고했다. 심의위원들마다 원하는 제재수위는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법정제재’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한 목소리를 냈다. 최종 제재수위는 다음주 열리는 전체회의에서 결정된다. 

심의위는 특정 표현 몇개가 문제가 아니라 227~228회 내용 전반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227회에서 진행자인 김성규가 당황하자 ‘규들짝(김성규+화들짝)’ ‘규절부절(김성규+안절부절)’ 이라는 자막이 나갔다. 출연자 레오에 대해 ‘현실당황한 절친형’, ‘처음 마주하는 츤데레오’, ‘츤데레오 봉인해제 임박’이라는 자막을 썼다. ‘츤데레오’는 ‘츤데레’에 출연자 이름인 ‘레오’를 합성한 표현이다. ‘츤데레’는 겉으로는 무심하지만 속으로는 잘해주는 사람에게 쓰는 표현으로 일본어로 ‘퉁명하다’는 뜻의 의태어 츤과 ‘부끄러워 한다’는 뜻의 의태어 데레가 합쳐진 말이다.

이 외에도 출연자 켄이 변희봉 성대모사를 하자 ‘빼도 박도 못하다’에서 ‘못하다’를 ‘can’t’로 바꾼 ‘빼박캔트 변희봉’이라는 자막이 나갔다. 그룹 트와이스 출연분에서는 ‘is 트밍아웃(트와이스+커밍아웃) 유발곡’, ‘이로써 너도나도 트밍아웃’이라는 자막을 썼다.  

   
▲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제재를 결정한 '주간 아이돌' 227~228화 갈무리.
 

여당추천 함귀용 위원은 “시종일관 우리 언어에 혼란을 주는 행동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막겠다고 이야기한 적 있다. 이번 안건도 같은 차원에서 (중징계인) 경고로 의견 내겠다”고 말했다. 야당추천 장낙인 상임위원도 “마리텔과는 다른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면서 “사람 이름과 관련해 (의미를) 알 수 없는 표현이 있다”며 마찬가지로 경고로 의견을 냈다. 

이처럼 통신용어 및 신조어 사용에 연달아 제재를 예고하면서 ‘꼰대심의’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표현이 방송용어에 해당하지 않는 ‘비표준어’인 건 맞지만 일반적으로 젊은세대가 흔히 쓰는 표현이고 욕설이나 특정인을 비하하는 표현, 혐오표현도 아니기 때문이다. 통신용어라도 표준어에 등재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경징계인 행정지도가 아닌 방송사 재승인 때 감점이 되는 법정제재를 한다는 점에서 제재수위 또한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심의위가 법정제재를 내린 사안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고 보도한 TV조선 보도. 세월호 추모집회 사진을 조작해 폭력집회라고 보도하는 등 대형오보를 낸 채널A 보도 등인데 이처럼 심각한 문제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로드먼의 호는 연탄(TV조선 ‘장원준의 토요 신통방통’” “박지원 의원 맛이 갔다.(TV조선 ‘이봉규의 정치옥타곤’)”, “(철도노조 파업 당시 외국 경찰의 모습을 보여주며) 저렇게 패야 돼요. 우리도(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 등 인종비하발언 및 편파적인 발언들이 법정제재가 아닌 경징계인 권고를 받은 상황에서 형평성에도 맞지 않아 보인다.

‘주간 아이돌’ 제작진은 서면 의견진술에서 “출연자들 캐릭터를 묘사함에 있어서 약간의 과장된 표현과 비속어를 사용하게 됐다”면서 “추후 프로그램 제작시 주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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