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자진출두 기자회견을 취재하던 종합편성채널 tv조선과 채널A가 취재거부를 당했다. 채널A 취재진은 일부 시민의 거센 항의에 결국 현장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조합원 50여 명은 조계사 대웅전 좌측 기자회견 장소에서 한 위원장을 기다리며 ‘노동개악 저지’ 구호를 외치던 도중 일부 조합원이 TV조선과 채널A 카메라를 발견하고 “TV조선, 채널A 나가라”고 거세게 항의했다. 이에 나머지 조합원들도 일제히 같은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너희한테 찍힐 얼굴 없다. 나가라”며 “TV조선에 얼굴 나가는 거 자체가 명예훼손”이라고 항의했다.

박성식 민주노총 대변인은 상황을 제지하면서도 이들 종합편성채널에 경고를 전했다. “그동안 (민주노총에 대한) 왜곡보도가 해도 너무 한 수준이었다”며 “향후 (TV조선과 채널A의) 보도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고 그때그때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조합원들이 왜 이렇게 거부하는지 잘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채널A 취재진은 시민 강아무개씨(49)가 카메라 연결선을 당기는 등 거세게 항의하자 보도를 철수하기까지 했다. 이들 취재진은 한 위원장이 체포된 후 조계사 앞에 모여 구호를 외치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찍고 있었다. 강씨는 “예전에 이들 종편 때문에 집회에 참가한 내 얼굴이 나간 후로 항의전화에 시달리는 등 많은 불편을 겪었다”며 “수년 동안 계속된 민주노총이나 노동자에 대한 왜곡보도도 참을 수 없다”고 밝혔다.

 

 
 

 

종합편성채널에 대한 불신 못지않게, 이날 조계사에서는 언론에 대한 원망도 터져 나왔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한 위원장 기자회견 전부터 “노동개악에 대한 제대로 된 보도도 하지 않고 한상균 위원장 체포만 찍으러 왔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사진기자들이 기자회견 사회를 본 박성식 대변인에게 비켜달라고 요구했을 때 회견에 참여한 조합원들은 “사회자가 너네 그거(부하)냐” “투쟁사업장을 그만큼 열심히 취재하라”라며 질타했다.

한 위원장 스스로도 기자들 앞에서 입장문을 읽기 전 “많은 분들이 노동개악에 관심을 갖고 오셨는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거취에 관심을 갖고 오셨는지 모르겠다”며 “노동개악이 국민들에게 줄 고통이 무엇인지, 이에 대한 대안을 함께 고민하는 언론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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