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상균 위원장이 임시국회에서 ‘노동개악5법’이 철회될 때까지 자진출두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노동개악을 둘러싼 대격돌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거취가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노동개악이 중단될 경우 화쟁위 도법스님과 함께 출두할 것이며 절대로 다른 곳으로 피신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김종인 민주노총 부위원장, 김욱동 부위원장, 신하원 정보경쟁연맹위원장 등 민주노총 간부 8인은 7일 오전 조계사 관음전 입구에서 한상균 위원장이 작성한 입장문을 대독했다. 민주노총은 “한 위원장은 국회에서 이 법이 통과되지 않는 것이 확인될 때까지 조계사에 있을 것”이라 말하며 한 위원장이 임시국회 전까지 신변 보호를 요청할 것이라는 입장을 확인했다.

한 위원장은 “노동개악 처리를 둘러싼 국회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이 곳 조계사에 신변을 더 의탁할 수밖에 없음을 깊은 아량으로 품어주시길 바란다”며 “제가 손을 놓는 것은 장수가 백기를 드는 것이기에 호소드린다”고 조계사와 신도에게 입장을 전했다.

   
▲ 민주노총 부위원장단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관음전에서 한상균 위원장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노컷뉴스
 

이어 한 위원장은 정치권을 향해 노동개악법안 철회를 강력히 주장했다. 그는 야당에게 “임시국회 합의처리에 도장을 찍고, 오늘은 당 대표가 절대로 노동개악법안을 용납하지 않겠다하면 도대체 노동자들은 무엇을 믿어야 하냐”며 “야당답게 노동자-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는 커녕 갈지자 횡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야당은 전 국민 앞에 임시국회에서 노동개악 5대 패키지 법안 처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을 당론으로 결정하고 분명하게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상균 위원장은 여당을 향해서도 “노동자들을 쉽게 해고하고 비정규직을 더 늘리는 것을 민생이라 할 수 있냐”며 “최악의 반민생법인 노동개악법안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국민을 향해서도 “민주노총 위원장이 왜 조계사에 피신하면서까지 기어이 노동개악을 막으려 하는지 살펴 주시고 노동개악이 중단될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시길 호소드린다”고 입장을 전했다.

일부 신도들의 자진출두 압박에 대해 민주노총은 “퇴거 요구는 신도회의 공식입장이 아니다. 임원총회 결과 6일까지 대승적 결과를 권고한 상황으로 강제로 내보내겠다는 입장을 밝힌 적인 없다”면서 “물리력을 행사하는 것은 신도회에서도 원치 않을 것”이라 말했다. 민주노총은 “화쟁위와도 계속 대화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오는 16일 민주노총 조합원의 총파업을 예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한 위원장은 은신해 있는 상태지만 전 조합원의 힘으로 (총파업을 실시해) 노동개악을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 관음전을 지키고 있는 사복경찰 무리. (사진=손가영 기자)
 

입장문 발표는 삼엄한 경비 속에서 진행됐다. 입장 발표가 예정된 오전 11시30분 25명의 사복경찰이 관음전을 둘러싼 채 감시하고 있었다.

입장문 대독 도중 한 여성이 “약속을 지키라”며 한위원장이 은신해있는 관음전을 향해 소리치기도 했다. 자신을 불자라고 밝힌 백도영씨는 입장발표 말미에 “한상균 위원장을 지지하는 분들이 모인 불자모임이 조계사 인근 우정총국 앞에서 하루 두차례 기도회를 여니 많은 참석 부탁드린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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