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이 2차 민중총궐기에서 한상균 위원장이 피신한 조계사로 행진할 가능성이 있어 경찰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복수의 민주노총 관계자는 4일 “집회 후 행진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들이 조계사 근처로 가 위원장에게 어떤 퍼포먼스를 전달하려 한다”고 말했다.

민중총궐기투쟁본부와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폭력규탄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오는 5일 오후 3시 시청광장에서 2차 민중총궐기 및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국가폭력 규탄 범국민대회를 열 예정이다. 집회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종로를 지나 대학로까지 평화행진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당일 경찰이 조계사로 향하는 길을 철저히 막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합원이 행진을 강행한다면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번 집회에서 경찰의 강경진압 가능성은 상당히 낮을 것이라 보고 있다. 총궐기본부 관계자는 “(집회참가자가) 광화문을 향하지 않을 것이므로 차벽이나 물대포, 검거반 등 폭력진압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관계자 또한 “경찰이 길을 막을 시 연좌 등을 시도하며 물리력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 지난 11월 14일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경찰이 물대포를 뿌리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그러나 경찰이 공공연히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혀온 것을 볼 때 가능성이 낮다고 확신하기 어렵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달 30일 “시위대가 폴리스라인을 침범·훼손하고 도로를 불법 점거하거나 행진하면 차벽을 설치해 막을 것”이라며 “폭력을 동반하지 않더라도 불법적인 도로 점거·행진·연좌시위 역시 해산 경고를 거쳐 현장 검거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집회참가자들이 연좌, 행진 등의 평화 시위를 해도 강경 진압이 이뤄질 수 있다.

특히 이번 집회엔 집회 주최 측 및 참가 의사를 밝힌 시민들이 복면을 쓰고 올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찰청은 지난 3일 “복면을 착용한 채 불법 집단행동을 하는 자를 엄중히 처벌할 것”이라 밝힌 바 있어, 복면착용자에 대한 강경 진압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총궐기본부와 대책위는 이번 2차 총궐기 및 범국민대회가 평화집회가 될 것이라 공언해왔다. 2차 총궐기의 기조는 △공안탄압 분쇄 △살인진압 규탄 △노동개악 중단 △박근혜 정권 퇴진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등이다. 한상균 위원장은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영상으로 발언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중총궐기 대표단 발언, 퍼포먼스, 백남기 농민의 가족 발언 등이 예정돼있다.

행진은 을지로, 종각, 종로5가를 거쳐 백남기 농민이 입원해있는 서울대병원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종로구청 입구에서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기원하는 퍼포먼스도 15분여간 진행될 계획이다.

민중총궐기 개최 이전 사전집회도 다수 열릴 예정이다. 금속노조는 오후 2시 시청광장에서 ‘노동개악 저지 금속노조 침탈 공안탄압 분쇄 금속노조결의대회’를 열 것이고 같은 시각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근처에서는 전국농민회가 주최하는 ‘백남기농민 쾌유기원 농민문화제’가 열릴 계획이다. 한국사교과서국정화네트워크는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5차 국민대회’와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시민·학생과 함께하는 거리 역사강좌’를 열 예정이다. 이들은 모두 사전집회를 마치고 3시 민중총궐기에 합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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