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종범 EBS 신임 사장이 30일 공식 취임했다. 전국언론노조 EBS 지부(위원장 홍정배)는 첫 출근하는 우 사장에 EBS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 및 공정성·공공성 보장 등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EBS 사장 선임에 교학사 교과서를 대표 집필한 뉴라이트 인사 이명희 공주대 역사교육과 교수의 ‘내정설’이 논란이었으나, EBS 사장을 선임하는 방송통신위원회는 내정설을 부인하고 우종범 신임사장을 선임했다. (관련기사: EBS 사장에 우종범 전 대전교통방송 본부장)

우 신임 사장의 출근에 앞서 EBS 지부는 이날 오전 성명을 통해서 “과연 우종범 신임 사장은 EBS를 지켜내겠다는 우리의 열망과 시민들의 간절한 희망에 응답할 수 있는 인물인가”라며 “방송통신위원회의 이번 사장 공모 과정은 철저한 밀실이었고, 검증 과정 또한 졸속 그 자체였다. 최악을 피했다고는 하나, 우리가 다행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라고 밝혔다.   

우종범 EBS 신임사장은 오후 3시30분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에서 임명장을 받고 4시30분경 서울 강남구의 EBS 본관으로 첫 출근했다. EBS 지부는 조합원 50여명과 함께 우 사장에게 취임에 대한 노조의 의견을 밝히고 ‘EBS 신임 사장에 대한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

   
▲ 우종범 신임 사장의 첫 출근날인 30일 오후 4시30분 본관에 들어서는 우 사장에 전국언론노조 EBS 지부 홍정배 지부장이 EBS 신임 사장에 대한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EBS 지부
 

홍정배 지부장은 “신임 우종범 사장이 앞으로 3년간 EBS호를 이끌어갈 EBS 수장으로서 적임자인지 알수 없다”며 “최적의 적임자를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최악의 사장을 막아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앞에 닥친 현실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홍 지부장은 “EBS에서 모든 것을 바칠 각오가 돼있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돌아가라”며 “EBS의 제작과 편성의 독립성을 지켜내겠다는 약속을 직원들 앞에서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EBS 지부는 ‘EBS 신임 사장에 대한 요구사항’를 우 사장에게 전달했다. 이 요구사항에는 △EBS의 정치적 중립성 및 공정성·공공성 보장 △2015년 임·단협 및 임금 및 제도 개선 특별위원회 쟁점사항에 대해 노측의 의견 적극적 수용 △EBS의 안정적 운영 방안 및 미래 발전 비전을 공청회 형식으로 제시할 것 등과 같은 항목이 담겼다.

EBS 지부는 EBS의 정치적 중립성 및 공정성‧공공성을 위해 EBS 지부는 편성‧제작‧뉴스 책임자에 대한 ‘임명동의제’와 ‘중간평가제’를 요구했다. EBS 지부의 요구사항을 듣던 우종범 신임 사장은 “잘 검토하겠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 

한편 우 신임 사장의 취임식이 오후 5시30분 EBS본사 로비에서 진행됐다. 10분가량 진행된 취임식은 우 신임 사장의 취임사로만 이루어졌다. 

   
▲ 30일 우종범 신임 EBS 사장이 오후 5시30분 취임식을 열고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 우종범 신임 EBS 사장이 취임사를 하며 EBS 지식채널e의 영상 사진을 스크린에 띄우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우 신임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교육 공영방송의 역할은 방송을 통해 학교교육을 보완하고 평생교육의 목적인 개인의 인격적 성숙과 사회·경제·문화적 성장을 도와 교양인을 육성하고 사회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EBS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방송사이며 콘텐츠 경쟁력의 핵심은 곧 사람이라고 믿는다. 조직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동참을 통해서만 EBS가 당면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더 나은 창의적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 신임 사장은 취임사 마지막에 EBS의 ‘지식채널e’에 방영됐던 ‘포옹,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인사‘ 영상을 스크린에 띄웠다. 이 영상은 죽음 직전의 아기가 쌍둥이의 포옹에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우 사장은 화면을 보며 “누구나 돕고자하는 DNA가 있다”며 “저도 이 DNA를 EBS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다. 여러분들도 같이 손 내밀어서 위로하고, 격려를 한다면 좀 더 좋은 EBS가 될 것이라고 생각 한다”고 취임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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