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이른바 ‘3김시대’에 대한 여론이 새삼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6년 전 만해도 3김청산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나 3김 가운데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후에 평가가 달라진 것이다.

한국갤럽이 2015년 지난 24~26일 사흘간 전국 성인 1001명에게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3김의 존재가 우리나라 정치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물은 결과 “좋은 영향을 줬다”는 응답이 59%로, “좋지 않은 영향을 줬다”는 응답(20%)에 비해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광주/전라(70%)에서 “좋은 영향을 줬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대구/경북(44%)에서 가장 적었다.

이 같은 결과는 우리 국민의 72%가 3김 정치에 대해 “지역주의, 파벌주의 타파를 위해 시급히 청산해야 한다”는 응답이 나왔던 지난 1999년 9월 여론조사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이다.

이와 함께 우리 정치에 3김의 영향력이 여전히 남아있는지에 대해 54%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봤으나 “이제는 영향력 없다”도 39%로 적지 않았다고 갤럽은 전했다.

26일 국가장이 마무리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한국 정치 발전 공헌 정도에 대해 “매우 공헌했다” 31%, “어느 정도 공헌했다” 43% 등 우리 국민 74%가 “공헌했다”고 평가했다고 갤럽은 전했다. “별로 공헌하지 못했다”는 12%, “전혀 공헌하지 못했다”는 3%였으며 11%는 의견을 유보했다.

   
27일 갤럽이 발표한 3김 여론조사 결과 표.
 

정치발전에 공헌했다고 평가한 이유에 대해 응답자(742명)들은 “민주화 운동/독재 항거”(37%)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금융실명제”(17%), “군부독재 청산/하나회 척결”(10%), “문민정부 수립”(4%), “경제 개혁/성장”(3%), “전두환, 노태우 구속”(2%) 순이었다.

이밖에 3김의 호감도와 관련해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한 호감 여부를 물은 결과 51%가 “호감이 간다”, 34%는 “호감 가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15%는 의견을 유보했다. YS 호감도는 고연령일수록(20대 40%; 60세 이상 69%), 새누리당 지지층(63%)에서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 이름바 ‘3김시대’라고 불렸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 , 고 김영삼 전 대통령, 김종필 전 국무총리. ⓒ 연합뉴스
 

이 같은 호감도는 불과 8개월 전인 지난 3월 조사에는 “호감이 간다”는 응답이 19%에 불과한 반면, “호감 가지 않는다”는 응답은 66%에 달했다. 또한 “잘한 일이 많다”(16%)보다 “잘못한 일이 많다”(42%)는 부정적 조사결과가 나왔으나 서거 직후 평가가 달라졌다. 갤럽은 “서거 직후에는 언론을 통해 최연소 국회의원 당선부터 민주화에 헌신했던 일대기와 업적들이 재조명됨에 따라 YS에 대한 인식에도 급격한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6년 전 서거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호감이 간다”는 응답이 57%로, “호감 가지 않는다”는 응답(31%)에 비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DJ 호감도는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82%)에서 매우 높았고, 2040 세대에서 60%를 웃돈 반면 5060 세대에서는 50%를 밑돌아 YS와 상반된 경향을 보였다. 

   
추모객들이 지난 23일 국회에 마련된 김영삼 전 대통령 분향소에서 조문을 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에 반해 김종필 전 총리에 대해서는 “호감이 간다”(30%) 보다 “호감 가지 않는다”(43%)는 여론이 다소 높았으며 26%는 의견을 유보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의 경우 답보 상태에서 소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갤럽조사 결과 44%는 긍정 평가했고 47%는 부정 평가했으며 9%는 의견을 유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전 주 대비 2%포인트 상승했으며 부정률은 1%포인트 하락했다. 갤럽은 “한 달째 긍정률은 40% 초중반, 부정률은 40% 후반에 머물고 있지만 최근 2주간 긍·부정률 격차는 감소세”라고 평가했다. 세대별로는 긍정률과 부정률이 각각 20대 14%와 71%, 30대 23%와 66%, 40대 33%와 57%, 50대 56%와 34%, 60세이상 82%와 14%로, 40대와 50대를 경계로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상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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