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한국교육방송공사) 사장 내정설이 돌자, 언론노조 EBS 지부가 성명을 통해 내정설이 사실일 경우 방송통신위원회를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EBS는 현재 사장 공모 과정에 있는데, 이미 EBS 사장으로 뉴라이트 인사인 이명희 교수와 류석춘 교수가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아 논란이다. 이에 EBS 사장 선임권을 가진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11일 내정설을 부인하는 발언을 했지만 EBS 노조 측은 여전히 내정설에 믿을만한 정황이 있다는 입장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한 상임위원도 내정설과 관련한 제보를 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EBS 지부(위원장 홍정배)는 16일 ‘EBS 사장 선임이 장난인 줄 아는가’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EBS 사장 내정설의 두 장본인 이명희와 류석춘 특정 정파 또는 이념의 선두에 서왔던 편향의 아이콘들이다”라며 “내정설이 사실이라면 스스로 존재이유를 망각한 방송통신위원회와 EBS 사장 임명권자인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을 고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EBS 사장은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의결을 거쳐 방송통신위원장이 임명한다. 

이어 성명은 “특정 이념의 극단지점에서 사회적 갈등을 일으키는 자는 그것이 좌든 우든 상관없이 우리는 반대한다”며 “정치편향, 이념편향의 이력을 본인의 무기인 줄 아는 인사들은 그 이력들이 낱낱이 드러나기 전에 EBS에 접근할 생각을 접기 바란다”고 말했다. 

   
▲ 16일 전국언론노조 EBS 지부는 'EBS 사장 선임이 장난인 줄 아는가'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EBS 사장 내정설이 사실이라면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장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노조가 성명에서 언급한 이명희 교수와 류석춘 교수는 모두 뉴라이트 인사로 구분된다. 이명희 공주대 교수는 친일·독재 미화로 큰 논란을 일으킨 교학사 역사교과서의 대표 저자다. 류석춘 교수는 18대 대통령후보 경선관리위원으로 활동해 현 새누리당과의 관련성이 짙고, 현재 교과서 국정화에 찬성하는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지지하는 교수 모임’의 일원이기도 하다. (관련기사: EBS도 국정화? 뉴라이트 출신 사장 후보 논란)

앞서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11일 오후 경기도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정설에 대해 부인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감담회에서 "왜 그런 얘기가 나오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그건 별론으로 하고 당연히 EBS 자기 기능에 충실히 할 사람을 선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홍정배 언론노조 EBS지부장은 16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내정설을 부정했다고 하지만, 이명희 교수는 이미 EBS 사장 공모에 두 번이나 공모한 적이 있어 이전부터 노조에서 우려하고 있었으며 류석춘 교수 역시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다”며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고삼석 상임위원이 ‘내정설이 나올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 고삼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야당 추천)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EBS 사장 내정설 나올만한 이유있다"고 발언한 사실을 공개했다. 사진=고삼석 위원 페이스북 갈무리
 

고삼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야당 추천)은 12일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EBS 사장 내정설이 나올만한 이유가 있고, 관련 제보를 받았지만 지금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겠다“며 ”앞으로 그 제보 내용을 공개하거나 제보의 진위여부를 벌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발언했다. 

고삼석 위원은 16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제보자 보호를 위해 자세한 정황은 말할 수 없다”며 “18일 EBS 공모가 마감됐을 때, 내정설과 같은 내용으로 진행되는 것이 확인된다면 그 때 제보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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