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의 메인뉴스에 ‘단독’기사가 남발되며 단독기사의 의미가 무색해지고 있다. 남발되는 단독기사에 대한 지적은 꾸준히 제기됐지만 문제는 여전하다. 

미디어오늘이 지난 10월1일부터 31일까지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4사의 저녁 메인 뉴스를 분석한 결과, ‘단독’기사는 총 161건이었다. 단독 기사가 가장 많았던 채널은 ‘채널A’로 61건이었으며, 그 뒤로는 TV조선(28건), Jtbc(21건), KBS(19건), MBN(14건), SBS(12건), MBC(6건)순이었다. 한 달 동안 지상파 3사는 총 37건의 단독기사를, 종합편성 채널 4사는 총 124건의 단독기사를 보도했다. 

이 가운데 한 달 동안 단독기사가 가장 많았던 방송사는 ‘채널A’였다. 채널A의 경우 한 달 동안 61건의 단독보도가 있었으니 평균적으로 단독기사가 하루에 2개씩 있었던 셈이다. 단독보도의 남발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남발되는 ‘단독’기사에는 △의미 없는 기사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기사 △이념 편향적 기사들도 다수 포함돼있다.  

   
▲ 미디어오늘이 지난 10월1일부터 31일까지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 4사의 저녁 메인 뉴스를 분석한 결과, ‘단독’기사는 총 161건이었다. 채널A는 61건의 단독보도를 했고 TV조선은 28건, Jtbc는 21건, KBS는 19건, MBN은 14건, SBS는 12건, MBC는 6건의 단독기사를 보도했다. 사진=정민경 기자
 

구체적으로 채널A의 단독기사를 살펴보면 “‘김일성 시계’ 등 北 물품, 클릭하면 배달”(10월7일자), “가수 ‘비’ 만 괴롭힌 60대 여성 3번째 기소”(10월9일자), “이재명과 산책 나서던 개가 초등생 물어”(10월15일) 등 가십성 소재에도 ‘단독’을 붙여 보도했음을 알 수 있다. (관련기사: 개도 웃습니다)

홈쇼핑에서 산 은갈치에 먹을 수 없는 갈치 머리가 들어있었다는 MBN “맛있어 보여 산 CJ오쇼핑 은갈치,"대가리도 먹어라?"”(10월6일자)보도, 확실하지 않은 의혹을 전하는 데 그친 MBN “정대철 "안철수 신당 할 것 처럼 느껴져"”(10월22일자) 등의 보도도 의미 없는 기사에 ‘단독’을 붙인 대표적 사례다.

단독보도의 주제가 선정적인 점도 문제다. 10월 단독보도 161건 가운데 23건이 성폭행이나 성희롱 등에 관한 보도다. 특히 채널A는 한 달 단독보도 61건 가운데 11건이 성폭행과 성희롱 관련 보도였다. 단독기사의 제목도 “제자 옷 벗기고 성추행…‘인면수심 교사’”(10월17일자), “남편 묶고 강제 성관계…아내 부부강간 혐의”(10월22일)등 으로 자극적이다. 

이념 편향적 단독보도도 눈에 띄었다. 이념편향적 보도는 다양한 여론을 반영하지 못한 채 특정 정파를 위해 방송이 사용된다는 점에서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TV조선의 경우 “교육과정심의위 회의록 들여다보니…이념논쟁 축소판”(10월10일자), “강남 고교서 "박정희 더 일찍 죽였어야" 수업…학생 반발”(10월13일자), “교실에 넘치는 편향 교육…'교사가 더 문제'”(10월19일자) 등 이념 편향적 단독기사가 다수였다.

   
▲ 10월13일자 TV조선 “강남 고교서 '박정희 더 일찍 죽였어야' 수업...학생 반발” 보도 화면 갈무리.
 

특히 13일자 “강남 고교서 '박정희 더 일찍 죽였어야' 수업...학생 반발”보도는 이념편향을 넘어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보도였다. 실제 강의를 한 한홍구 교수는 해당발언을 한 적이 없다며 강의 전문을 공개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한홍구, “친할아버지가 조선일보 편집국장이었는데”)

종편의 단독보도 남발은 지금까지 꾸준히 지적돼오던 사항이다. 4월 KBS <미디어 인사이드>에 방영된 지상파 3사, 종편 4사 저녁 메인뉴스 단독 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4월 1일부터 24일 동안 총 단독보도는 172건이었다. 조사기간 동안의 단독보도의 수를 살펴보면 지상파 3사는 50건, 종편 122건 이었다. 미디어오늘이 분석한 10월 결과와 마찬가지로 4월에도 가장 많은 단독보도를 한 방송은 채널A였다. 

<미디어인사이드> 정필모 보도위원은 방송기자협회가 발간한 <방송기자>11월·12월호에 기고를 통해 종편이 단독을 남발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정 위원은 “단독보도를 남발하는 의도는 자명하게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 위한 것”이라며 “방송채널이 갑자기 많아지면서 살아남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진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 위원은 “단독은 원래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사안을 파헤쳐 최초로 진실을 밝혀내거나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 보도에 붙이지만, 지금처럼 남발되다 보면 그 의미가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단독을 남발하면 ‘단독보도’의 가치가 하락하고, 이는 저널리즘의 전반적인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배정근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언론 자체적으로 단독이라는 것을 남발해서 스스로 단독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며 “이는 스스로 저널리즘의 격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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