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문학동네가 지난달 김훈의 산문집 ‘라면을 끓이며’ 베스트셀러 순위조작 의혹을 보도한 뉴스1 기자를 고소했다. 

뉴스1 측은 “한국출판인회의가 1일 베스트셀러 집계방식을 8년 만에 바꾸기로 발표한 만큼 베스트셀러에 대한 의혹이 필요한 상황이었음에도 기자를 고소했다”고 비판을 제기했다. 문학동네 측은 “기사가 이슈가 돼 결과적으로 출판인회의 집계방식이 바뀌었어도 허위사실로 인한 명예훼손이 달라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기사는 뉴스1 9월27일자 ‘김훈 신간 ‘라면을 끓이며’ 베스트셀러 순위조작 의혹’이다. 이 기사는 김훈의 ‘라면을 끓이며’ 베스트셀러 순위 조작 의혹을 가장 먼저 제기한 이대식 새움 출판사 대표의 페이스북 글을 인용했다. 

이 기사는 이대식 대표의 글을 인용하며 “교보문고에서 23일 발표한 지난 주 종합 베스트 순위를 보면 200위 안에도 김훈의 ‘라면을 끓이며’는 없다. 간신히 인터넷 주간 베스트 순위 11위에 오른 게 전부다. 예스24에서는 주간 39위에 올라 있다”며 “이 같은 서점별 순위를 볼 때 김훈 산문집이 한국출판인회의 종합 순위에서 11위를 차지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고 썼다. 

문학동네는 뉴스1 기사에 대해 “무책임하고 악의적인 보도”라며 “새움출판사 사장 이대식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받아 기사를 썼는데, 이는 근거 없는 음해를 아무 검증 없이 그대로 되풀이한 것”이라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관련기사: 김훈 산문집 순위조작 논란 들여다보니)

   
▲ 소설가 김훈의 신작 산문집 '라면을 끓이며' 표지.
 

2일 고소장을 받은 뉴스1 권영미 기자는 “기사가 나간 이후 출판인 회의에서 베스트셀러 집계 방식을 바꾸는 등 충분한 근거가 있는 의혹을 제기하는 기사였다”며 “문학동네에서 명예훼손이라고 하는데 애초의 기사는 문학동네가 베스트셀러를 조작했다는 의혹도 아니고 베스트셀러 조작 의혹의 책임이 출판인회의인가, 문학동네인가라고 묻는 의혹을 인용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권영미 기자는 “첫 번째 기사가 나가고 모르는 번호로 ‘민형사상 소송을 걸겠다’는 문자를 받아서 누구냐고 재차 물었지만 ‘대화할 필요를 못느껴서’라는 답장이 돌아왔다”며 “문학동네 측이 정확한 신분을 밝히지도 않고 계속 소송을 걸겠다는 협박을 해왔다”고 말했다. 

기사를 쓴 기자와 함께 고소를 당한 뉴스1 측은 “베스트셀러 조작 의혹은 상식적인 눈으로 의혹을 제기할 타당성이 있었다”며 “의혹을 증명하기 위해 기사를 썼고, 출판인회의가 8년만에 베스트셀러 산정 방식 바꾸기로 해 문제점을 지적한 게 타당성 있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를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거는 건 정말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문학동네 공식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문학동네 측은 뉴스1의 기사가 문학동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기존의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문학동네는 “(뉴스1의 기사가)비록 인용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인용 형식에 의한 경우라도 전달자가 그 표현을 자신의 것으로 채용한 경우에는 주장이 있는 것으로 취급되는 것”이라며 “언론매체는 해당 기사를 보도하기에 앞서 충분한 조사의무를 수행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대식 대표의 주장을 그대로 보도하였을 뿐만 아니라, 보도 전에 어떠한 확인 작업도 하지 않았다”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또한 문학동네는 뉴스1의 기자가 문학동네에 대해 반복적으로 오보를 내보냈다고 주장했다. 문학동네는 뉴스1의 이번 ‘김훈 신간 ‘라면을 끓이며’ 베스트셀러 순위조작 의혹’기사 뿐 아니라 뉴스1의 ’“신경숙 표절 비판까지 돈내고 보라고?”…문학동네 좌담제안 비판 폭주’(6월26일자), ‘문학권력된 출판사들, 개혁 성공할 수 있을까?’(6월25일자) 기사를 쓸 때 문학동네에 취재 없이 기사를 내보냈고 기사에 허위사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문학동네는 “당시 기사 정정을 요구했으나 기자는 요청에 아무런 대꾸도 없었고, 기사 정정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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