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일 후계자 삼남 김정은’ 보도로 2010년 한국기자상 대상을 수상했던 최선영 연합뉴스 북한전문기자가 지난 10월 30일 사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선영 기자는 북한담당 기자들 사이에서도 손꼽히는 북한 전문기자로 불렸다. 한국기자상을 받은 최 기자의 보도는 국정원보다 먼저 김정은의 후계자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세계적 특종’이라고까지 불렸다.

그는 1996년에 남편과 함께 남한에 망명한 북한 출신 기자다. 최 기자는 김일성대학 조선어문학부 문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문학신문’, ‘현대 조선문학’ 등 북한 언론사에서 7년 간 기자생활을 했다. 최 기자는 망명한 해 가을 내외통신에 입사해 사직 전까지 연합뉴스에서 근무했다.

최 기자의 사직에 대해서 연합뉴스 구성원은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연합뉴스의 한 기자는 “파업 후 회사 분위기가 안 좋은데 최 기자도 힘들어했던 것으로 안다”며 “회사가 국정원까지 물먹이고 특종했던 그런 기자들을 내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언론노조 연합뉴스 지부는 2012년 공정보도를 주장하며 103일 간 파업을 진행했지만 그 내홍이 아직 잦아들지 않은 상태다. 올해 박노황 사장 취임 후 파업을 통해 쟁취한 편집총국장제가 무력화됐고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기자들이 대거 지방으로 발령나 '보복성 인사'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또다른 취재기자도 “4년 전에도 북한부에서 DB부로 쫓겨난 적이 있는데 경영진 압박 얘기가 제기됐다”면서 “1주일 전 북한부가 정치부의 통일외교팀과 합쳐져 통일외교부가 됐다. 어떻게 보면 그 부서의 중요성이 깎인 거 아니겠냐”고 말했다.

반면 북한부를 거쳤던 한 기자는 “내부적으로 특별한 일이 없었다. 건강이 좋지 않아 사직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자도 “나이도 좀 됐고, 할 만큼 했다면서 그만둔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최선영 기자는 1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힘들어서 관뒀다”며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더이상 힘들어서 못하겠다 생각해 나왔다”고 말했다.

최선영 기자는 사직 전 사원들에게 보내는 메일을 통해 “한국에 온지 어언 20년, 연합뉴스에서 17년을 참 치열하게 살았다”며 “기자로서 적지 않은 나이, 여러 상황 등을 두루 고민해 내린 결정이다. 그동안 고마웠다”며 사직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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