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케이블카를 반대하는 ‘설악산을 그대로’ 문화제가 25일 오후 4시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이 주최한 이날 문화제에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박그림 설악녹색연합 대표와 함께 가수 정인 씨가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문화제가 열리기 전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회원들은 오후 1시에 마로니에 공원을 출발해 광화문광장까지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등의 문구가 쓰인 손피켓을 들고 거리행진을 했다. 3시경 광화문 광장에 도착한 이들은 산양그림 이어붙이기와 설악산오색케이블카반대국민소송인단 모집 사전행사를 치르고나서 문화제를 시작했다. 

문화제에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놓겠다는 것은 반생명적 만행이다.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 25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하는 '설악산을 그대로' 문화제에 시민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이어 지난 15일부터 케이블카가 놓일 예정인 전국의 산을 순례한 환경연합의 '케이블카NO전국캠페인'팀의 순례보고가 진행됐다. 전국순례에 참여한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설치 추진하는 측은)케이블카가 설치되면 경제성이 높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실제로 케이블카 공사가 완성된 덕유산에 가보니까 케이블카가 계속 적자를 내고 있고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안 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케이블카가 지나간 지역이 황폐해진 모습을 목격하고 왔기 때문에 더 이상의 케이블카는 절대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그림 설악녹색연합 대표는 무대에 올라 사계절의 설악산 풍경 등을 담은 사진을 참가자들에게 보여주며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에 800마리 정도밖에 없는 멸종 위기종인 산양과 멸종위기 2급인 삵, 하늘 다람쥐가 사는 곳에 곤돌라 53개를 설치해 60만 명을 실어 올리겠다고 한다”며 “돈이 벌린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잃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제의 마지막 순서로 등장한 가수 정인 씨는 "산에 오르는 것을 좋아한다"며 "산이 아름다운 이유는 수시로 바뀌는 이 세상에 변함없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있어 주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정인 씨는 "그대로 있어서 아름다운 산을 지금 이대로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발언했다. 이날 정인 씨는 발언과 함께 산과 관련된 노래라며 '오르막길' 등 자신의 노래 3곡을 불렀다.

 

설악산을지키는변호사들 회원인 서국화 변호사는 "이번 소송에서 보통 일반 소송을 진행하는 것처럼 하나의 사안에 한정된 주장입증만 하지는 않을 계획이다"며 "이전에 있었던 새만금, 4대강 등 사법부가 국책사업에 관한 위법부당성을 소극적으로 판단함으로 인해서 어떤 처참한 결과가 현재 일어났는지를 낱낱이 밝힐 계획이다"고 말했다.문화제가 열린 광화문광장의 한편에는 '설악산을 지키는 변호사들'이 진행하는 설악산국립공원 케이블카 취소소송의 원고모집 부스가 마련돼 있었다. '설악산을지키는변호사들'은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를 진행하며 △강원도 양양군의 경제성 분석 보고서 조작 △산양 조사 결과 고의로 누락 △공원위원회 표결 시 정부 공무원 과반수 참여, 표결 강행 처리 △심사를 맡은 환경부가 컨설팅 기관으로 사업주도 등의 불법을 저질렀다며 케이블카 승인 결정을 무효화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설악산을 그대로' 문화제에 한국대한산악연맹 회원들이 참석해 '설악산 케이블카 NO'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