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가 노사 간 내홍 수습 후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와 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국민TV시민모임’을 발족했다.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와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 등 시민사회 각계에서 모인 27개 단체는 14일 오후 서울 합정동 ‘국민카페 온에어’에서 국민TV시민모임 발족을 공식 선언했다. 현상윤 국민TV 이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득권 언론으로부터 배제되는 시민사회 현안들이 쟁점화돼 사회적 힘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모임의 취지를 밝혔다. 시민모임은 국민TV와 함께 기성 언론에서 외면 받는 노동문제 등 사회적 현안을 의제화하고 독립언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시민모임 고문단은 김중배 언론광장 대표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함세웅 신부로 꾸려졌고 27개 단체장이 공동대표로 함께 한다. 상임대표는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이 맡았다.

각 단체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논의 기구가 될 운영위원회는 국민TV와 함께 여론화할 의제를 선정하고 프로그램 기획에까지 참여하게 됐다. 현상윤 이사장은 “현재 국민TV 보도 인원은 10명 안팎으로 역부족한 면이 있다”면서 “향후 운영위가 공동제작까지도 함께 하는 방향으로도 나가면 좋겠다. 이런 맥락에서 현장 중계팀도 이달 중으로 대폭 강화할 것”이라 밝혔다.

   
▲ 노동·환경·언론 등 시민사회 각계에서 '국민TV시민모임'에 참여했다. 위는 시민사회단체장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여는 모습.
 

김 상임대표는 이어 “지난 2012년 대선 패배의 충격으로 새로운 희망을 찾아보고자 많은 시민이 모인 국민TV가 좌절하도록 놔둘 순 없다”며 “국민TV를 탄생시킨 2만7000명 조합원과 함께 국민TV가 한국사회 민주화운동과 민주·진보세력의 승리를 이끄는 선진매체로 거듭나게 만들 것”이라 덧붙였다.현 이사장은 시민모임의 또 다른 역할로 ‘독립언론 시청취 캠페인’을 강조했다. 현 이사장은 “기득권 언론을 바꾸지 않고서는 한국 사회가 변할 수 없다”며 “이 모임을 통해 시민사회가 스스로를 대변하는 매체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국민TV를 비롯한 독립언론 ‘시청취운동’을 해 나갈 것”이라 말했다.

시민모임 발족은 국민TV가 지난 노사 간 내홍 사태를 극복하고 국민TV의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종철 상임대표는 “이 모임은 ‘발전위원회’로서 그 동안 (과거 경영진의 미흡한 운영으로) 악화된 재정문제를 회원을 늘려 해소해 나갈 것”이라며 “유료시청자 늘리기 운동도 함으로써 경영을 정상궤도에 올려놓겠다”고 말했다.

시민모임은 기업의 손해배상가압류 문제 해결과 박근혜 정부의 노동정책을 당장 의제화해야 할 이슈로 선정했다. 특히 공동대표로 참가한 박석운 사회진보연대 대표는 “장그래운동본부가 박근혜 정부 노동정책이 개혁인지 재앙인지 묻는 국민투표를 진행하고 있는데 어떤 언론도 보도하지 않았다”며 “이를 국민TV가 의제화하기로 장그래운동본부와 국민TV 간 협의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조합원의 동의 여부에 대해 현 이사장은 “오래 전부터 이 사안을 논의해 왔고 조합원 공청회도 거쳤다. 조합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노지민 국민TV 보도팀 기자는 “시민사회와 함께 한다는 슬로건은 원래 목표였으며 지금은 이를 실현하는 과정인 것”이라며 “많은 국민TV 제작진이 동의하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