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공산주의자라고 확신한다”고 밝혀 논란이 된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우리나라 사법부, 공무원 중 ‘김일성 장학생’이 있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고 이사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에게도 ‘공산주의 낙인’을 찍었다.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지난 2일 국정감사에 이어 6일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서도 정치편향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공산주의자인가”라고 묻자 고영주 이사장은 “민중민주주의자”라고 말했다. 그러자 최민희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변형된 공산주의자냐”라고 다시 물었고 고영주 이사장은 “그렇게 본다”고 답했다. 과거 고영주 이사장은 “민중민주주의는 변형된 공산주의”라고 밝힌 적 있다. 

고영주 이사장은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과 김문수 경기도지사에 대해서도 “전향한 공산주의자”라고 말했다. 정호준 새정치연합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이 과거 방북해 김정일 위원장을 칭찬한 적 있는데 고영주 이사장 같은 분이 보기에 국가보안법상 고무찬양죄에 해당할 것이다. 박 대통령은 어떤가”라고 묻자 “오해가 있다”며 대답을 피했다. 

   
▲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고영주 이사장은 사법부에 ‘김일성 장학생’이 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최민희 의원이 “과거 (고영주 이사장이) 북한이 김일성 장학생을 사법부에 침투시키는 전술이 상당히 성공했다고 주장한 적 있는데 현재도 장학생이 있다고 생각하나”라고 묻자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영주 이사장은 “공무원 중에도 김일성 장학생이 있다고 본다. 검찰에도 프락치가 있을 수 있다.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이 고영주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했으나 고영주 이사장은 수용하지 않았다. 전병헌 의원은 “고영주 이사장은 메카시즘 광풍을 몰고 온 메카시가 다시 태어난 ‘고카시’ 같다”면서 “극단적인 사고를 가졌기 때문에 독립성, 공정성, 객관성을 유지해야 할 공영방송 이사장으로서 부적격이다.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영주 이사장은 “앞으로 방문진 이사장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면서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거듭 밝혔다. 그는 “(자신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민중민주주의가 이적이라는 걸 밝혀냈고, 한총련이 이적단체라는 사실을 밝혀냈고, 전교조가 표방하는 참교육이 이적이념인 것도 밝혔다. 남들이 아무것도 모를 때 그런 일을 해왔다는 걸 참작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영주 이사장의 업무 자질도 도마에 올랐다. 송호창 새정치연합 의원은 “고영주 이사장이 방문진 감사를 지낼 때 임직원들의 업무상 횡령, 배임에 대해 파악을 못하고 있었다. MBC 임직원들이 법인카드로 면세점에서 양주 등을 800만원 이상 구매했는데도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2일 방문진 감사 때 고영주 이사장은 재송신 분쟁, 전파료 배분 등 현안에 대해 알지 못해 야당 의원들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방문진 이사 임명권을 가진 최성준 방통위원장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그러자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문제된 발언은 이사장이 되기 전에 한 말”이라며 “이사장으로서 업무를 무조건 편향적으로 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이사장직의 중요함을 스스로 느끼고 나름대로 올바른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지방변호사회는 6일 성명서를 내고 고영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법원이 좌경화되었다’라고 말하는 것은 사법부에 자신의 정치색을 받아들여 판결하라고 직접적인 강요를 하는 것과도 같다”면서 “고영주 이사장은 방문진의 수장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방송문화진흥회는 MBC의 주식 70%를 소유한 대주주다. 방문진 이사 9명은 정부여당 추천 6명, 야당 추천 3명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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