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면 꼭 보이는 방송화면들이 있다. 소위 ‘명절에 잘 팔리는 뉴스’에는 뭐가 있을까?

다문화 며느리 “전 부치기 즐거워요” 

다문화 가정 30만 시대, 외국인과 결혼한 가정이 크게 늘고 있다. 명절이 되면 뉴스에서는 외국인 여성 특히 동남아에서 온 여성들을 찾는다. KBS는 지난 2월 18일 설 연휴를 맞아 충북 옥천군을 찾았다. 이날 <뉴스9>에서는 “손발이 척척 맞는 이들은 충북 옥천군 신형식 씨 댁의 다문화 며느리 군단”이라며 즐겁게 음식 준비를 하는 베트남 며느리들의 모습을 소개했다. 

   
▲ 지난 2월 18일 KBS 뉴스9 보도화면 갈무리.
 

해마다 명절 스트레스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1위에는 ‘시댁에 가서 지내는 일’, ‘남편이 TV만 볼 때’ 등 며느리들의 고충이 꼽힌다. 하지만 개발도상국에서 한국으로 온 여성들을 ‘며느리 군단’이라고 표현하며 묵묵하게 희생하는 모습은 단골 뉴스다. 이런 보도에는 ‘문화를 정복의 수단처럼 표현했다’는 지적도 있다.

KBS는 지난해 추석 연휴 때도 <“서툴지만 정성껏”…결혼 이주 여성의 추석>에서 한 한국여성이 외국 여성들에게 “송편을 예쁘게 만들어야 딸도 예쁘게 낳고 신랑한테 사랑받는 거야”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하늘에서 본 고속도로 상황

“민족 대이동 시작”, “하늘에서 본 귀성길 풍경”, “연휴 첫날 고속도로 정체 절정”, “서울→부산 6시간” 추석이나 설 연휴가 되면 연휴 전날 밤부터 귀성길이 시작된다. 신문과 달리 방송에서는 헬기를 띄워 하늘에서 본 귀성길 고속도로의 모습을 전한다. 

   
▲ 지난 25일 KBS 뉴스9 보도화면 갈무리. 하늘에서 본 추석 귀경길 풍경.
 

이번 추석연휴 전날인 25일 KBS <뉴스9>은 헬기에서 본 경부고속도로 모습과 버스터미널, 기차역 등의 모습 등을 전했다. KBS에 따르면 25일 자정까지 전국에서 450만 대가 도로를 이용한 것으로 보이고, 올 추석연휴 기간 동안 약 3200만 명이 이동할 예정이다. 

한가위는 보름달

지난해 추석 당일인 9월 8일 오후 6시 8분, ‘슈퍼문’이 떴다. 매년 추석마다 보름달 보도가 나오지만 지난해에는 평소보다 보름달이 더 컸다. 지난해 SBS 보도에 따르면 달은 지구를 도는 공전 궤도가 타원형이라 달은 지구와 가장 멀 땐 40만6000km, 가장 가까울 땐 35만6000km까지 다가온다. 

   
▲ 지난해 추석연휴인 9월 7일 SBS 뉴스8 보도화면 갈무리.
 

올해도 보름달을 볼 수 있다는 뉴스가 예상된다.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에 따르면 올해 추석인 27일 전국 대부분 지방에서 보름달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케이웨더는 “명절 내내 대체로 맑은 날씨가 이어져 한가위 보름달을 감상하기에 좋다”며 “연휴 마지막 날인 29일에도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며 가끔 구름만 많아 귀경길 역시 날씨로 인한 불편함은 없겠다”고 예상했다. 

파병부대의 합동차례 “해외에 대한민국 심다”

한국의 명절문화는 전 세계로 뻗어나간다. 해외 곳곳에 파병된 군인들의 명절 풍경도 명절 단골 뉴스다. 지난해 추석 연휴 SBS 8뉴스에서는 <파병부대의 합동차례…해외에 대한민국을 심다>라는 보도에서 파병부대의 소식을 전했다. 이런 보도 역시 문화제국주의적 시각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자랑스러운 군인의 이미지를 부각하는 보도는 꼭 등장한다. 

   
▲ 지난해 9월 8일 SBS 8뉴스 보도화면 갈무리.
 

해당 보도에는 레바논 평화유지를 위해 2007년부터 파병돼 있는 동명부대가 추석을 맞아 송편과 한글을 가르치는 모습, 의료 봉사를 하는 필리핀 아라우부대, 유엔 평화유지군 자격으로 남수단에 파병된 한빛부대의 모습 등이 등장했다. SBS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파병장병은 15개국에 1400여 명에 달했다. 

종갓집 차례상 풍경 

“반가운 얼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조상님들을 기리며 차례를 지낸다. 정성스레 차려진 차례상이다. (아이도) 고사리 같은 손을 움켜쥐고 아버지를 따라 큰 절을 올린다.” 

   
▲ 지난해 9월 8일 KBS 뉴스9 보도화면 갈무리.
 

설이나 추석 당일 뉴스는 차례상 풍경 단골 멘트다. 이 때 차례상을 전통 의식에 맞춰 올리는 종갓집 풍경은 반드시 나온다.  

차례상 차리는 법은 이렇다. 먼저 사람이 바라본 자세에서 오른쪽이 동쪽, 왼쪽은 서쪽이다. 신위에서 가장 가까운 첫째 줄에 수저, 잔, 떡국을 놓는다. 둘째 줄에는 서쪽에서부터 국수, 전(기름에 부친 것), 육적(고기 구운 것), 소적(두부 부친 것), 전(기름에 부친 것), 어적(생선 구운 것), 시루떡을 놓는다. 셋째 줄에는 보통 육탕(육류), 소탕(두부, 채소류), 어탕(어패류) 등 세 종류의 탕을 놓는다. 네 번째 줄에는 포, 나물, 간장, 나박김치, 식혜 순으로 올린다. 다섯 번째 줄에는 과일이 올라간다. 물론 집안과 지역에 따라 상차림 법은 조금씩 다르다. 

북녘이 그리운 실향민들

고향에 갈 수 없는 이들은 고향에 최대한 가까이 가본다. 가족을 만날 수 없는 탈북자들이나 실향민들은 임진각에서 차례를 지낸다. KBS는 지난해 추석 당일 임진각 망배단 앞에 차려진 차례상을 화면에 담았다. 같은날 MBC도 <뉴스데스크>를 통해 실향민들의 모습을 전했다. 

   
▲ 지난해 9월 8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갈무리.
 

통일부는 추석 당일인 오는 27일에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에서 이산가족 합동차례 행사인 ‘제46회 이산가족 합동 경모대회’에 홍용표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망배단은 지난 1985년 9월 만들어졌다. 

대한적십자사는 이산가족 상봉 후보자 250명의 명단을 북측과 교환한 뒤 생사확인과 시설 점검 등 다음 달 예정된 상봉행사를 준비 중이다. 이산가족 상봉은 1985년 9월 분단 이후 처음 실시했다. 이후로 가족을 만난 이산가족은 남북 모두 합쳐 약 2만2000여명이다. 

(관련기사 : 이런 신문기사, 이번 설 연휴에 꼭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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