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에 입점한 언론사의 퇴출 권한을 지닌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설립된다. 언론단체로 꾸려진 기존 준비위원회에서 시민단체가 추가로 참여했지만 이해관계 당사자들이 공정한 심사를 하기 힘들다는 비판은 여전히 유효하다. 평가위원회는 위원 명단을 비공개로 할 방침인데 투명한 심사를 저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신문협회, 한국방송협회 등 7개 언론단체로 구성된 포털 뉴스제휴평가준비위원회는 오는 10월 15개 단체가 참여하는 평가위원회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심재철 뉴스제휴평가준비위원회 위원장(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은 “평가위원회는 어뷰징(동일기사 반복전송)과 사이비언론(광고를 받기 위해 음해성 기사를 쓰는 것) 행위를 한 언론의 포털 퇴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평가위원회에는 예비기구인 준비위원회에 참여한 한국방송협회, 한국신문협회, 한국언론진흥재단, 한국언론학회, 한국온라인신문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등 7개 언론단체가 그대로 참여한다. 여기에 대한변호사협회, 한국기자협회, 언론인권센터, 인터넷신문위원회, 한국소비자연맹, 한국신문윤리위원회, 한국YMCA연합회 등 8개 시민사회단체와 언론단체가 추가로 참여한다.

   
▲ 포털 공개형 뉴스제휴평가준비위원회가 24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월 중 평가위원회가 출범한다고 밝혔다. 사진=이치열 기자
 

준비위원회를 구성하는 7개 단체는 평가위원회 내의 비상설기구인 운영위원회 역할을 겸할 계획이다. 운영위는 평가위원회 제도와 정책이 바뀔 경우에만 소집돼 일을 한다. 평가위원회는 15개 단체가 2명씩 추천한 위원으로 구성되며, 실제 심사때는 1명씩만 참여한다. 심재철 뉴스제휴평가준비위원회 위원장은 백브리핑에서 “각 분야 대표성을 고려했으며 정치색이 강한 단체를 배제했다”고 밝혔다.  

평가위원회는 합의제를 통해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심사하고 위원신원을 ‘비공개’로 해 외압을 막겠다는 계획이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재철 위원장은 “가장 중요한 가치는 합의다. 원만한 합의를 통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허승호 준비위원(신문협회 추천)은 “위원을 공개하면 특정 언론이 평가위원에 접근해 과도한 일(로비)을 할수 있다”고 밝혔다. 외압을 막기 위해 위원의 신원을 노출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가령 어뷰징행위를 한 조선, 동아, 매일경제의 포털 퇴출여부를 결정할 때 이들 신문이 주축인 신문협회, 이들 신문의 닷컴사가 주축인 온라인신문협회 위원들이 객관적인 심사를 할 가능성은 낮다.위원들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해도 신문협회, 온라인신문협회 위원들이 언제든 이들 신문에 신원을 알려줄 수 있어 실효성이 없다. 위원 비공개 방침은 논의의 투명성을 저해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평가위원회는 이해관계자 배제 등 대책을 내놓지 않은 채 막연한 답변만 했다. 허승호 준비위원(신문협회 추천)은 “조선일보 심의할 때 신문협회가 논의를 비틀 수 있다는 염려가 있지만 15개 단체의 공신력을 믿을 수밖에 없다. 하나의 사안에 대해서 15명이 심의를 한다. 15명 중 1명이 왜곡된 발언을 하더라도 14명이 따라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규선 준비위원(방송협회 추천)은 “이해관계가 얽혀있지만 관련단체에서 비공개 원칙, 합의 원칙에 맞게 언론생태계 발전 위해 노력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평가 절차는 공개되지 않았다. 기자들은 제휴언론사 평가방법과 기준, 의결절차, 이의제기 절차 등에 대해 물었지만 준비위원들은 “합의제로 구성된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평가위원회가 꾸려진 이후에 정할 것”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위원장 인사말, 발표문 낭독, 기자 질의응답까지 총 16분 만에 끝나 많은 기자들이 준비한 질문을 하지 못했다. 기자회견 직후 30여명의 기자들이 심재철 위원장을 찾아가 백브리핑을 요구하기도 했다. 

   
▲ 질의응답이 10분 만에 끝나 충분히 질문하지 못한 기자들이 심재철 뉴스제휴평가 준비위원회 위원장에게 질문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다음은 준비위원회와 기자들의 일문일답이다.

Q.데일리안)
15개 단체가 참여하는데 중간에 단체변동이 가능한지, 그대로 유지되는지 궁금하다

A.심재철 뉴스제휴평가 준비위원회 위원장)
7개 운영위원회와 8개 단체가 평가위원회를 구성한다. 15개 단체로 평가위원회가 구성이 되고 2명씩 추천해서 30명씩 참여하게 된다. 공개형이고 오픈되어 있다. 다른 단체들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있다.

Q. 조선일보)
15개 단체 선정기준은 무엇인가. 평가는 15명이 참석하는 데 위원을 2배수로 둔 이유는?

A. 허승호 신문협회 위원)
15개 단체는 크게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된다. 첫째 언론생산자 6개 단체, 둘째 학계 및 전문가를 대표하는 5개 단체, 여기에 시민단체와 소비자단체 4개가 포함돼 있다. 평가위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 이유는 평가위가 포털뉴스 진입과 퇴출을 결정하는 매우 중대한 권한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매체들이 평가위원에 접근해 주장을 호소하고 알리는 일 외에 조금 더 과도한 일을 할수 있다. 공개하지 않을 뿐 아니라 누가 특정사안에 대해 의사결정을 행사할지 원천적으로 불투명하게 하기 위해 위원을 2배수로 뒀다.

A. 김영주 언론진흥재단 위원)
평가위원회가 아직 구성되지 않았고 준비하는 기간이다. 구체적인 기준은 출범 이후 마련되는 걸로 알고 있다.

Q. 전자신문)
뉴스제휴평가위원회 발족은 언제인가. 향후일정이 어떻게 되나.

A. 김영주 언론진흥재단 위원)
기자회견 끝나면 10월 중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공식출범하고 세부평가기준도 제휴평가위원회에서 마련할 것이다.

Q. 미디어오늘)
‘위원 비공개’가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가령 조선, 동아, 매경 등이 어뷰징을 해 퇴출심사를 할 때 신문협회, 온라인신문협회 등 이해관계자 소속 위원들이 공정한 심사를 할지도 의문이고, 다른 위원을 노출해 오히려 투명한 심사를 방해하지 않을까.

A. 연규선 방송협회 위원)
2개월 동안 모임을 통해 중대한 원칙으로 세운 게 ‘합의’다. 각 언론사들의 이해관계가 있긴 하지만 관련단체에서 비공개 원칙, 합의 원칙에 맞게 진행해 언론생태계 발전 위해 노력해줄 것이라 믿는다.

A. 허승호 신문협회 위원)
예컨대 조선일보가 심의대상이 됐을 때 신문협회가 영향력을 행사해 심의를 비틀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인데, 그련 우려가 없지 않다. 그러나 15개 단체의 공신력을 믿을 수밖에 없다. 또 하나의 사안에 대해서 15명이 심의를 한다. 15명 중 1명이 왜곡된 발언을 하더라도 14명이 따라주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평가위원회를 크게 만드는 이유가 그것이다. 

A. 심재철 위원장)
준비위가 이 자리에 설수 있는 이유는 21세기 초연결사회의 가치인 상호배려와 양보, 합의의 정신에 목소리를 모았기 때문. 

A. 양승욱 인터넷신문협회 위원)
적지 않은 시민단체가 포함돼 있다. 특정 언론을 편드는 등의 주장이 나왔을 때에는 이에 대한 지적이 이뤄지고, 합의를 통해 평가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Q. 블로터)
평가위에서 제휴매체 퇴출에 대한 심사를 결정하는건가? 아니면 운영위에서 결정하는가. 평가위가 결정 내용을 운영위가 거부할수 있나

A. 김영주 언론진흥재단 위원)
평가위에서 기준과 원칙을 마련한다. 운영위가 평가위의 결정에 대해 보고를 받거나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능은 전혀 없다. 운영위 역할 자체가 발표문에도 나와 있듯이 제도가 변경될 경우에만 일을 하는 비상설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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