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을 조장하고 미에 대한 편견을 심어준다는 비판을 받아온 ‘렛미인’이 더는 제작되지 않을 전망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공동으로 논평을 내고 ‘렛미인’시리즈 제작 중단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CJ E&M은 지난 17일 ‘렛미인 시즌5‘를 끝으로 더는 같은 프로그램을 제작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CJ E&M은 “채널의 콘텐츠 방향성 및 변화하는 사회적 정서 등을 고려해 미용 성형을 소재로 한 포맷의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면서 “새로운 기회를 통해 인생에 변화와 감동을 주고자하는 프로그램의 기본 취지를 되살려,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방향선상에서 더 깊이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CJ E&M의 이번 결정은 시청자와 시민단체들이 꾸준히 문제제기를 해온 결과로 보인다. ‘렛미인’은 신청자 중 1명씩을 선정해 성형수술을 시켜주는 내용으로 외모차별적 언행을 방송에 그대로 내보내고 성형수술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논란이 되자 제작진은 “시즌5에서는 어렸을 때 사고 흔적으로 배에 큰 상처 안고 사는 여성, 출산 후 생명에 위협이 될 정도로 고도비만이 된 여성, 가슴이 커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여성 등 지원이 시급한 사례자를 선정했다”며 공익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 렛미인 갈무리.
 

그러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신청자의 문제와는 무관한 신체부위까지 성형수술을 하는 등 문제가 계속 됐기 때문이다. 9월4일 방영분의 주인공은 안면비대칭 여성이었는데, 제작진은 문제인 턱만 교정한 게 아니라 얼굴 전체를 성형하고 다이어트도 시켰다. 이 같은 문제가 지속되자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6월 이 프로그램의 방송중단을 요구했으며 방송금지가처분을 신청했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도 지난 7월 의견서를 내고 “취지와 달리 미용 전신 성형에 치중해 지원자가 불편을 겪고 있지 않은 부분까지 과도하게 성형을 시행, 고정화 된 미인상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렛미인’ 시리즈 제작 중단 소식에 한국성폭력상담소, 여성민우회 등 7개 시민사회단체는 18일 성명을 내고 “시민사회와 시청자는 ‘렛미인’과 같은 TV성형 프로그램이 성형수술의 긍정적인 측면만을 다루어 손쉽게 성형수술을 선택하도록 만든다는 비판을 해 왔다”면서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채널에서 유사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JTBC의 ‘화이트스완’은 ‘렛미인’과 유사한 포맷의 방송이다. 이들 시민단체는 “‘렛미인’ 제작진의 이번 결정이 유사한 포맷의 프로그램 제작중단으로 이어져야 한다”면서 “미디어가 국민 건강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력을 줄여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 단체는 “또한 이미 제작된 렛미인 프로그램도 재방송하지 않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 렛미인 홍보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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