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돔야구장 ‘고척스카이돔’이 주차장 공간의 일부만 시민에 개방하고 상당한 주차공간을 기자 등 관계자 전용공간으로 배정할 계획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고척돔은 총 주차 공간 492면 중 41%에 달하는 204면을 구단, 협회 관계자, 기자 등에게 배정할 예정이다. 이미 총 주차공간도 부족한 상황에서 이용 시민의 주차 공간을 지나치게 빼앗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고척돔은 지하 포함 6층 건물에 연면적 83476m2, 총 좌석수 1만8076석 규모의 경기장으로 문화행사 시에는 2만5000명까지 수용가능하다. 지하 2층 주차장에 175면, 지하 1층 주차장에 282면, 1층 지상주차장에 29면 등 총 주차공간은 492면이다. 좌석 수 대비 2.7% 비율로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문제는 지하 1층 주차장만 시민들에게 개방한다는 점이다. 서울시설공단 돔경기장운영처 관계자는 17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넥센과 협의해서 구단, 원정팀, 야구협회, 기자 등 관계자 차량 주차를 위해 지하 2층을 통으로 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지하주차장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니 전체 차량이 나가는데 한 시간 이상이 걸렸고 나갈 때 정산을 하지 않는 선불제로 해서 돌려봐도 27분이나 걸렸다”며 “고객이 갇혀 있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들었다.

   
▲ 지난 15일 완공된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 내부 전경.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그러나 이와 같은 주차장 운영은 다른 야구경기장에선 쉽게 보기 힘들다. 목동 경기장은 좌석수 1만600개에 주차장 1000면, 잠실경기장은 2만6606석에 2200면을 두고 있다. 주차 공간이 확보돼있기 때문에 관계자를 위한 우선 주차로 이용객이 큰 불편을 겪지 않는다.관계자는 “구장의 기본방침은 이용객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것”이라며 “티켓 발매 시 주차 사전예약제를 실시한다던가 대중교통 이용을 공지한다던가 마을버스를 구간별로 운영하는 식으로 대안을 검토 중”이라 말했다. 또한 “장충체육관의 경우 관계자가 주차면수 이상 오기 때문에 일반인은 주차를 못하게 돼 있다”고 덧붙이면서 “경기가 있을 때 관계자가 200명 정도가 와서 지하 2층을 배정해도 여유가 남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고척돔의 주차장 운영 계획이 지나치게 이용객을 배제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관계자의 공간이 필요하더라도 전체 주차 면적을 고려하여 시민편의와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달에 두 번 꼴로 ‘넥센히어로즈’ 야구팀의 경기를 보러가는 윤 모씨(26)는 “고척에 관중 동원이 잘 되려면 접근성도 담보되어야 하는데 만팔천명 수용에 주차공간이 겨우 오백석이면 지속적으로 야구장 찾는 사람은 홈팀 팬들밖에 없을 것”이라 지적했다. 또한 “주차 공간을 더 마련하거나 교통 환경을 개선할 생각은 안하고 우선배정한다는 얘길 들으니 서울시에서 관중 동원의 의지가 있긴 하냐”고 반문했다.

이같은 고척돔의 주차장 운용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돔경기장 운영처 관계자는 “입안 중에 있고 구단과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시민 이용객 편의를 위한 대안에 대해서도 “검토 중에 있지 확정된 계획은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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