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이사를 폭행한 전력이 있는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이 결국 ‘셀프추천’으로 EBS 이사로 선임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4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여야 추천 이사 7명을 제외한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이사 2명을 최종선임했다. 교육단체 추천 이사는 안양옥 교총 회장이 선임됐으며 교육부장관 추천 이사는 이시우 전 교육부 정책자문위원회 학교교육분과위원장이 선임됐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 9일 EBS이사 9명을 선임할 예정이었으나 야당 위원들이 안양옥 교총회장 선임을 반대하면서 우선 여야몫의 이사 7명(여당 5명, 야당 2명)만 선임했다.

안양옥 회장은 이사 지원 사실이 알려진 이래 지속적으로 자질논란이 불거진 인물이다. 지난해 1월 EBS 이사 재직시절 술자리에서 “이사회에 자주 출석하라”고 말한 이종각 이사를 폭행해 논란이 불거졌고, 이후 사임했다. 교원단체 추천 이사 1명을 통상 교총 회장이 추천하는데, 추천권자가 자신을 두 차례나 추천하는 등 ‘셀프추천’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 언론노조 등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공영언론이사추천위원회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동료이사를 폭행한 전력이 있는 안양옥 교총 회장의 EBS 이사선임을 반대했다. 사진=언론노조 제공.
 

국정감사 과정에서 안양옥 회장에 대한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진후 정의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아 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안양옥 회장이 대표로 재직한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이 교육부로부터 4년 동안 21억7000만 원을 지원받아 ‘퍼주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해당 교부금은 교육기관이나 교육행정기관에만 배부할 수 있는데 인실련은 민간단체이기 때문에 교부금 편법수령 의혹도 제기됐다.

   
▲ 안양옥 교총회장.
 

이 같은 문제가 불거졌지만 방통위원장을 비롯한 여당 추천 방통위원들은 법적으로 ‘결격사유가 없다’는 이유로 안양옥 회장을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셀프추천이라 할지라도 이사 추천권자의 추천을 받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고 법에서 정한 자격에도 부합한다는 것이다. 야당 추천인 김재홍·고삼석 상임위원은 14일 오후 이사 선임이 끝난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인사는 법의 사각지대를 악용한 사례로 비정상의 극치”라며 “안양옥 회장이 현명하게 자신의 거취를 재고해 줄 것을 요청한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앞서 지난 9일 선임된 여당 추천이사는 김동률 서강대 교수, 서남수 전 교육부장관, 오재석 전 연합뉴스 상무, 이재환 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조형곤 21c미래교육연합공동대표 등 5명이다. 야당 추천이사는 박강호 전 언론노조 상근부위원장, 손동우 전 경향신문 논설위원 등 2명이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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