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편에 호응하며 노동조합 등을 연일 폄하하자 노동자 250여 명이 그의 사무실 앞까지 찾아가 ‘박근혜식 노동개편 저지’ 뜻을 밝혔다.

‘9.12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13일 오전 8시 30분 부산 영도구에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사무실 앞을 찾아가 쇠파이프 발언 등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들에게 지옥한국, 헬조선을 강요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참가자들은 기자회견 중 2010년 첫 희망버스 때 외쳤던 첫 구호 "웃으면서 끝까지 투쟁!"을 외쳤다. 사진=손가영 기자
 

김 대표는 이달 초 “불법파업에 공권력이 투입되면 (노조가) 쇠파이프로 두들겨 팼다” “공권력이 그들에 대해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우리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 2만 불 대에서 10년을 고생하고 있다” 등 노조를 비난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또 김 대표는 “콜트악기·콜텍, 발레오공조코리아, 테트라팩 등은 이익을 많이 내던 회사인데 강경 노조 때문에 문을 닫았다”라며 사실과 다른 주장도 했다.

이러한 발언은 임금피크제, 저성과자 해고 등 노동유연화를 골자로 한 박근혜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편에 호응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민주노총은 지난 9일 “허위사실을 공표해 노동조합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날 경찰 350여 명과 전경버스 10대가 동원됐는데, 김 대표 사무실이 있는 동원빌딩 입구는 경찰 25여 명이 막고 있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인원은 250여 명이다.

   
▲ 13일 오전 8시 '912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기자회견이 예정된 부산 영도구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사무실 입구. 사진=손가영 기자
 

이인근 금속노조 콜트콜텍지회장은 “콜트콜텍 폐업은 국외로 공장을 이전하려는 사측의 의도였다”며 김 대표 발언을 반박했다. 그는 “김 대표가 더 이상 정치를 할 수 없도록 싸울 것”이라며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농성투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1980~1990년대 쇠파이프 들고 민주주의를 위해서 싸울 때 소득은 급성장했다”며 “민주노조 기운이 넘쳐 날 때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도 확장했다”고 밝혔다.

이재하 민주노총 부산지역 지부장은 김무성 대표가 2010년 한진중공업 사태 당시 지역구 의원으로서 어떤 해결 노력도 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그는 “한진중공업 사태부터 지금까지 노동문제에 김무성이 있었다”며 “노동자를 분리시켜 600만 정규직 노동자를 버리고 1400만 비정규직 노동자를 가져가 대통령을 하겠다는 수작이냐”고 비판했다.

   
13일 오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지구당 사무실 앞에서 열린 희망버스 집회. 희망버스 승객 제공 사진.
 

인천지역 대학생·청년 모임 ‘청년광장’에서 활동하는 기민석(20) 씨는 “취직을 해도 언제 잘릴지 불안하고 비정규직으로 평생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번 희망버스 참가 이유를 밝혔다. 기씨는 “임금피크제로 청년 일자리는 늘지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과 김무성이 말하는 노동개혁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이날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912 희망버스 선언문’을 통해 ‘박근혜식 노동개혁’이 “재벌자본에게 무한대의 면책 특권을 주는 반노동적 정책”으로 규정, 향후 ‘100만 국민투표’와 ‘10월 24일 비정규직 연대의 날’ 등을 통해 노동개혁을 막는 전사회적 행동을 조직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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