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에 이어 EBS 이사까지 뉴라이트·친박 성향의 ‘부적절 인사’가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이 이들 이사후보의 선임을 반대하고 나섰다.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공영언론이사추천위원회는 31일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방송인 EBS에 전혀 걸맞지 않는 자질 부족 인사들이 포함되어 있다”면서 “EBS이사회를 불량 인사 집합소로 만들어 교육방송을 망가트리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BS 이사회는 내달 14일 임기가 만료되며 방통위는 내달 초 전체회의를 열고 이사 9명을 임명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1일 방통위 비공개 전체회의 통해 후보자 37명이 최종 후보에 오른 상황이다. EBS 이사회는 여당 5명, 교육부 및 교원단체 각각 1명, 야당 2명씩 추천한다. 

문제가 되는 인사는 조형곤 21세기미래교육연합 공동대표, 구종상 동서대 교수,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등 3명이다. 조형곤 대표는 뉴라이트 성향으로 EBS를 ‘좌편향’으로 규정지었으며, 사교육 옹호발언을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구종상 동서대 교수는 2012년 방송통신심의위원 재직 당시 박근혜 대통령 당시 후보를 지지했으며 박근혜 캠프 선거 외곽조직에서 활동한 바 있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5기 이사 재직시절 동료 이사 폭행논란에 연루됐으며, 이후 이사직에서 사임했다.

   
▲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공영언론이사추천위원회가 31일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뉴라이트 성향 인사, 친박인사 등 부적격 EBS 이사 선임을 반대했다. 사진=언론노조 제공.
 

이들 인사의 이사 선임은 EBS 구성원들도 반대하고 있다. 홍정배 언론노조 EBS 지부장은 “비리이사 쫒아내고 폭력이사 쫒아내기 위해 지난 3년 동안 싸웠다. 이제는 뉴라이트 극우 역사관과 정치관을 선전 선동하려는 이사들과 싸워야 할 판”이라며 “EBS마저 정치도구로 활용하고, 학생들에게 편향된 역사관을 심어놓으려는 박근혜정권의 의도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지부장은 “‘KBS, MBC도 됐는데 EBS는 힘이 없기 때문에 아무 문제 없다’는 식으로 방통위가 이제 마지막 남은 카드를 EBS에 쓰려고 한다”면서 “공공의 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추위는 방통위의 일방적인 이사 선임을 비판했다. 공추위는 기자회견문에서 “한국교육방송공사법이 규정한 정한 자격과 역할에도, ‘교육’과 ‘방송’의 가치에도 전혀 부합할 수 없는 인사들”이라며 “규제기관으로서의 무능과 공영방송에 대한 패악질을 우리는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구성원들의 피땀과 시청자 국민들의 사랑으로 만들어 온 오늘날의 EBS를 불량 인사들의 놀이터로 방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추위는 방통위에 △이사회 정부여당 독식구조 개선 △이사 선임 기준마련 및 공개 △교원단체 추천을 교총 외의 교육단체로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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