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기사를 잘 써도 읽히지 않으면 의미 없다. 디지털환경에선 특히 언론은 유통에 신경을 써야 한다. 무턱대고 기사만 쓸 게 아니라 검색엔진을 알고, 이용자의 특성을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윤영식 디지캡 빅데이터 수석 컨설턴트는 지난 27일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열린 ‘미디어오늘 2015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에서 디지털 환경에서 언론이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1) 검색엔진별 특성을 이해해라
윤 컨설턴트는 “일반적으로 250자 이내에서 주요하게 노출돼야 할 키워드를 본문에 여러 차례 노출하라”고 말했다. 주요 키워드가 반복적으로 노출 될수록 알고리즘이 중요한 기사로 인식한다는 이야기다. 네이버는 검색 키워드에 명사 뿐 아니라 동사구를 반영하기 시작했다. ‘명사+동사구’가 많을수록 노출이 잘 된다. 예를 들면 ‘장소’라는 내용보다 ‘오늘 회식하기 좋은 장소’가 상단에 노출 될 확률이 높다. 

2) 모바일에 최적화해라
대세는 모바일이고 검색엔진 역시 모바일에 친화적인 콘텐츠를 선호한다. 모바일에서 화면을 열었는데 재생속도가 느리다면 검색엔진은 이 콘텐츠를 배제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큰 차이가 없을지 모르지만 인터넷망이 발달하지 않은 대다수의 나라에서는 이 속도의 차이는 크다. 이는 검색엔진의 신뢰와도 직결되기 때문에 로딩이 긴 페이지일수록 외면하는 것이다. 윤 컨설턴트는 “우리나라 언론을 대상으로 모바일 최적화 테스트를 해보니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등 몇몇 언론 빼고는 모바일에 최적화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 모바일 최적화가 되지 않은 페이지는 검색 엔진도 외면한다.
 

3) 흐름을 이해해라
검색엔진의 알고리즘은 지속적으로 바뀌고 있다. 1990년대에는 단순 키워드 중심으로 결과를 노출했다면 2000년대 들어 품질, 다양성 등의 항목이 반영되고 있다. 앞으로는 사용자의 기호에 맞는 콘텐츠가 검색에 배재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조회수가 높은 기사가 상단에 배치될 확률이 높다. 포털에서는 하루 만 개가 넘는 기사 중 불과 수백건의 기사만 채택해 뉴스섹션에 배치하는데, 선택을 받지 않으면 상단에 노출되기 힘들다.

4) 이슈에 대응해라
어뷰징 기사를 쓰는 건 곤란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슈에 대응하지 않는다면 포털에서 상단에 노출되기 어렵다. 영역별로 이슈 대응이 있어야 한다. 다양한 이슈에 전방위적으로 기사를 쓰는 것도 좋다. 특정 사안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다. ‘메르스’와 같은 주요 이슈가 있으면 이슈를 확대해 관련 기사의 비중을 높이는 게 좋다. 윤 컨설턴트는 “뉴스와 블로그 내용, 검색어 등을 통해 사회적 이슈를 수시로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5) CMS개편과 뉴스룸 재조직
기사는 취재, 기사작성, 데스킹, 배치, 외부송고라는 절차를 거친다. 윤 컨설턴트는 “이 모든 게 소프트웨어기반인데 정작 대부분의 언론사의 CMS가 엉망”이라고 지적했다. 기사를 작성하던 중 기사가 지워지거나 자동저장기능 없는 CMS도 많다. 이런 툴을 갖고 일하니 효율적이지 않다. 오프라인 신문에 특화된 뉴스룸 조직을 개편해야 한다. 협업을 해야 한다. 윤 컨설턴트는 “뉴스룸을 기자만 독점해서는 안 된다. 기술자와 데이터과학자를 함께 콘텐츠를 생산하고 타겟에 맞춰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언론이 포털에 종속된 상황이지만 그만큼 포털을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6) 키워드 리서치를 해라
윤 컨설턴트는 “왜 기자들이 키워드리서치를 하지 않는가”라며 “이건 일주일 공부한다고 해서 터득하는 게 아니다.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키워드리서치란 기사를 읽은 독자들이 어떤 키워드를 통해서 들어온지 분석을 하는 것을 뜻한다. 추적을 1~2년 정도 하면 이용자들의 유입을 유도하는 키워드로 기사를 만들어 백발백중 트래픽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게 윤 컨설턴트의 설명이다.

7) 뉴미디어에 적응하라
윤 컨설턴트는 “뉴미디어플랫폼 테스트를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SNS에는 ‘눈팅족’도 많지만 적극적으로 이슈를 알리는 ‘방송국형’ 유저들도 많다. 매체와 ‘방송국형’ 유저들의 관계가 밀접해지도록 해야 한다. 매체에 걸맞은 플랫폼도 발굴해야 한다. 유튜브든 아프리카든 페이스북이든 가장 적극적인 반응이 오는 곳을 중심으로 진지를 구축해야 한다. 영상 활용도 중요하다. 윤 컨설턴트는 “영상 1분에 180만 개의 단어전달 효과가 있다. 시각 콘텐츠 노출은 일반 글보다 5000배이상 효과가 좋다. 텍스트 링크 대비 공유 수 12배”라며 “검색 결과에서도 영상 콘텐츠가 선호된다”고 말했다. 네이티브 광고 도입 역시 고래해볼만하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