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스타트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성공사례는 많지 않다. 스타트업이 각개약진하기보다 ‘협업’과 ‘상생’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명승은 벤처스퀘어 대표는 27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에서 열린 ‘미디어오늘 2015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에서 ‘스타트업 엑셀레이션(acceleration)’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명 대표는 “혼자서 블로그를 하면 힘들다. 누구나 생산하고 누구나 이야기하는데 유통구조를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함께 공유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콘텐츠팜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콘텐츠팜은 오픈 미디어 플랫폼으로 현재 11개 파트너사와 제휴를 맺었다. A블로그의 글을 B블로그로 송고하는 등 파트너사 간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대신 타 매체에 송고된 자신의 콘텐츠의 유통과정을 추적, 관리할 수 있다. 명 대표는 “조지고 빼앗는 게 미디어생태계인데, 협업하고 상생하는 운동이 필요하다. 그게 엑셀레이션”이라고 말했다. 

   
 
 

명 대표는 저작권을 절대적으로 주장하지 않는 게 외려 ‘득’이 될수 있다고 밝혔다. 콘텐츠팜에 제휴를 맺은 블로그는 자신의 콘텐츠를 파트너 미디어사에 경제적 대가 없이 전송할 수 있다. 명 대표는 “우리 콘텐츠는 5년 전부터 누구나 퍼갈 수 있게 했다”면서 “콘텐츠 공유가 곧 콘텐츠를 공짜로 뿌리는 건 아니다. 바이라인 붙여 유통시킨다면, 우리가 원본을 보호하고 추적할 수 있다면 콘텐츠가 충분히 퍼질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기사를 독점하지 않고 공유를 할수록 가치가 커진다는 이야기다.

명 대표는 대안매체가 성공하려면 ‘파괴적인 혁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명 대표는 “조선일보를 이긴 대안매체가 없다”면서 “깨야할 것을 깨지 않고 혁신을 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혁신을 위한 전폭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명 대표는 “우리가 파괴해야 할 건 컨퍼런스에서 해외사례 몇 듣는다고 답이 나오지 않는다. 전부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명 대표는 ‘혁신’을 하려면 ‘소유욕’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과 기성 언론 모두에 해당되는 지적이다. 명 대표는 “미디어가 채널을 독점했던 구시대적 발상을 버려야 한다”면서 “인터넷이 발달한 상황에서 유료유통구조를 유지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섣부른 유료화도 경계했다. 명 대표화는 “유료화는 후불로 해야 한다”면서 “가격이 책정될만큼 활동이 가치를 창출해야 그만한 혜택이 돌아올 수 있다. 돈을 내고 볼만한 콘텐츠를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하는 게 전제”라고 말했다.

블로그 기반의 스타트업의 성공사례는 많지 않다. 명 대표는 제도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파워블로거는 아무리 잘해도 1년차 기자만도 못한 상황”이라며 “뉴스와 별도로 배치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포털에서 ‘뉴스’와 ‘블로그’가 별도로 배치되는 제도 때문이다. 이 같은 구분에는 ‘뉴스’가 ‘블로그’의 글보다 신뢰성이 있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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