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사건에 연루돼 EBS 이사직을 사임했던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이 차기 EBS 이사 공모에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와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가 ‘뉴라이트’ ‘극우’성향으로 채워진 데 이어 EBS 이사회에서도 부적절한 인사가 지원해 논란이 예상된다.

EBS와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이 교원단체 추천으로 차기 EBS 이사공모에 신청했다. 안 회장은 지난해 1월 5기 EBS이사 시절 동료 이사와 몸다툼을 벌여 사임한 인물이다. EBS 관계자는 “안 회장은 이사회 출석을 잘 하지 않았고, 이를 지적한 다른 이사와 술자리에서 싸움을 해 논란이 된 인물”이라고 말했다. 홍정배 전국언론노동조합 EBS 지부장은 “안 회장이 또 다시 EBS 이사에 지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면서 “교총에 유감표명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한국교총 회장, 동료이사 폭행논란으로 EBS이사직 사임)

   
▲ EBS 사옥.
 

안 회장의 보수적 색체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안 회장은 뉴라이트 교육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현대사학회 고문을 맡고 있다. 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안 회장은 지난 2013년 교총 출범식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선생님들 중 일부 전교조 교사는 자율성이라는 이름하에 반대한민국 교육도 일삼는다. 이는 용서할 수 없다”고 밝혔다.

   
▲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
 

안 회장이 ‘자기추천’을 통해 이사가 된다는 사실도 비정상적이다. EBS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EBS이사에 교원단체 추천인사 1명이 있는데, 주로 교총 사무총장이 하는 게 관례였다. 그러다 안 회장 때부터 ‘자기추천’을 통해 이사가 됐다.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안 회장은 2012년 5기 이사 임명 당시에도 자기추천을 해 논란이 불거졌다. 2012년 9월13일 언론노조 EBS지부는 성명을 내고 “교육관련 단체 추천 이사는 현재 해당 단체의 대표로서 추천권을 가진 자가 본인을 추천하는 낯부끄러운 상황을 연출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미디어오늘은 폭행논란과 자기추천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안 회장과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번주 중으로 48명의 이사지원자 중 기본 자격요건에 부합하지 않는 인물들을 결격사유 확인대상자로 분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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