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문건’ 보도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세계일보 김준모·박현준·조현일 기자가 사표를 냈다가 동료들과 회사의 설득으로 오는 24일부터 다시 출근할 예정이다.

이들은 올해 초 허위사실 유포와 회사 명예훼손 등으로 파면 당했던 조아무개 심의인권위원과 조아무개 논설위원을 회사가 복귀시킨 것 등에 반발, 지난 10~12일 연이어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준모 기자는 퇴사를 하면서 “회사 내부에서 벌어진 작금의 상황을 제 양심이 더 이상 허락하지 않아 이렇게 무작정 떠난다. 돌이켜보면 회사에서 지금 벌어진 일련의 문제들은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보도 때문에 벌어진 것들이다. 결과적으로 회사소란의 원인을 제공한 만큼 이제 그 책임을 제가 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세 기자는 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로 복귀한 해당 인사들이 정윤회 특종 보도를 안팎으로 폄훼했다고 판단, 이에 자괴감을 느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들에 따르면, 회사는 △지노위에서 패소하더라도 법정까지 갈 것 △해당 인사들의 복귀 후 징계 등을 약속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세 기자보다 앞서 신진호 기자는 회사가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며 사표를 제출했고, 세 기자 역시 취지에 공감해 사표를 던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조현일 기자는 18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사표를 내게 된 이유와 관련해 (회사의) 성의 있는 모습을 확인했고, 동료들과 사측의 여러 노력에 공감해 복귀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세계일보 사측은 퇴사의 뜻을 굽히지 않는 신 기자에 대해서도 “이번에 돌아오지 않더라도 나가서 하는 일이 여의치 않으면 다시 돌아오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파면 이후 지노위에서 승소해 복귀한 조 논설위원은 지난 1월 새 사장으로 조 심의인권위원이 취임한다는 보도자료를 외부에 배포했고, 이로 인해 이들은 구성원들과 갈등을 빚었다. 두 사람은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공식적으로 사장으로 임명했다”며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조 논설위원은 18일 “(세계일보 기자들은) 성명 등을 통해 동료이자 선배들을 여러 번 음해해 왔다”며 “사표 파동까지 일으키면서 두 사람을 징계하라고 요청하는 게 옳은 절차인지 의문이다. 파면이 잘못됐다면 이를 인정하고 사과를 먼저 하는 게 기본적인 도리고 절차 아닌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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