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의 대표가 교체될 예정이다. 대표 내정자인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는 모바일 투자 전문가로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과 인연이 깊다. 다음카카오가 젊은 인재를 내세워 인적쇄신을 하면서 모바일분야 투자에 보다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카카오는 10일 보도자료를 내고 신임 대표로 스타트업 투자 전문회사인 케이큐브벤처스의 임지훈 대표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다음카카오는 다음 출신 최세훈 대표와 카카오 출신 이석우 대표의 공동대표제로 운영됐다. 다음카카오는 “모바일 시대에 강하고 속도감 있게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고자 공동 대표 체제에서 단독 대표 체제로 돌입하며, 합병 이후 본격적으로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임 내정자는 다음이나 카카오 출신이 아닐뿐더러 만 35세로 나이가 젊다는 점에서 파격적인 인사다. 임 내정자는 김상헌 네이버 대표(만 51세),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만 49세), 최세훈 다음카카오 대표(만 48세)에 비해 나이 차가 크다. 모바일 사업이 시시각각 상황이 변화하는 만큼 젊은 신임 대표를 선임하고, 조직의 인적쇄신을 추진하려는 신호로 보인다.

   
▲ 임지훈 다음카카오 대표 내정자.
 

다음카카오는 모바일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조직의 결합을 위해 2인 대표체제를 유지했고, 이번 대표 교체를 계기로 다음카카오가 모바일 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다음카카오는 포털 다음의 비인기 서비스를 종료하고 카카오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개편했다. 카카오 샵검색, 카카오채널을 출시했으며 카카오택시 서비스를 도입했다. 대리운전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다. 임 내정자가 투자 전문가라는 점에서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에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을 지우고 카카오에 집중하겠다는 이야기다.

임 내정자가 다음카카오 서비스 관련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임 내정자가 업계에서 능력있는 투자자인 것은 사실이지만 포털서비스나 카카오 서비스에 대한 경험이 있지는 않다”면서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가 낮을 것이고, 다음카카오의 경우 감청 이슈를 비롯해 외부적인 이슈가 많은데 연륜이 없는 임 내정자가 이를 찰 저리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임 내정자의 부족한 점을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이 뒤를 받쳐주며 보완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임 내정자와 김범수 의장은 2011년 소셜커머스 서비스 스타트업 기업인 로티플 투자를 계기로 만난 이후 밀접한 관계가 됐다. 김범수 의장은 2012년 자신이 소유한 케이큐브벤처스의 대표를 임 내정자에게 맡겼고 임 내정자는 3년 동안 케이큐브벤처스의 실적을 크게 올려 신뢰를 쌓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다음카카오는 지난 3월 케이큐브벤처스를 계열사로 편입시켰는데 이때부터 임 내정자 선임을 염두에 뒀다는 이야기도 있다.

임 내정자는 KAIST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NHN 기획실, 보스턴 컨설팅 그룹 컨설턴트를 거쳐 소프트뱅크벤처스 수석심사역을 지냈다. 이후 2012년부터 케이큐브벤처스 대표이사를 맡았다. 임지훈 내정자는 오는 9월23일 임시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거쳐 대표로 선임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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