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언론시민사회단체들이 전례 없는 공영방송 이사 3연임(9년)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차기환 이사의 3연임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고 봤으며, 대선과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편향적인 이사들이 공영방송 보도를 좌우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공영언론이사추천위원회는 7일 오후 방송통신위원회가 있는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영방송 이사 3연임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과 언론노조 MBC본부는 별도로 성명을 내고 3연임을 반대했다. 공영방송 이사선임 논의는 방통위 야당 의원들이 이사 3연임 금지 등 인사원칙을 우선 정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여당위원들이 이를 거부하면서 3차례 연기됐다.

김환균 언론노조위원장은 “이번에 선임되는 이사들은 앞으로 공영방송 3년을 좌우하게 된다. 박근혜 정부는 부적절한 인물들을 연임시켜 총선과 2017년 대선까지 쥐락펴락할 생각인가”라고 지적했다. 언론노조 KBS본부 권오훈 본부장은 “공영방송을 망가뜨린 이사들이 연임을 하게 되면, 이들이 새로운 공영방송 사장을 뽑게 된다. 그런 사장이 KBS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지킬 사장이라고 믿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새언론포럼,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언론시민사회단체는 7일 오후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영방송 이사 3연임을 반대했다. 사진=금준경 기자
 

최성준 위원장이 공영방송 이사 3연임 거부 등을 골자로 한 야당 위원들의 인사원칙 요구안을 수용하는 않는 이유가 차기환 이사가 청와대 낙점인사이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언론노조 EBS지부 홍정배 지부장은 “최성준 위원장은 방통위 안팎의 비난에도 왜 무리수를 두며 앞장서고 있는가? 최 위원장 뒤에 청와대가 움직이기 때문”이라며 “청와대가 구체적인 지침까지 내리며 이사 선임에 개입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고 지적했다.

공영방송 이사 연임 후보자로 거론되는 다른 이들 역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조능희 본부장은 “MBC에서 3연임을 하려는 김광동이사 역시 김재철을 데려온 책임이 있다. MBC가 망가진 것에 대해 책임을 진 적도 없다”고 말했다. 김광동 이사는 차기 방문진 이사에 지원했으면서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학계로 돌아간다”는 거짓 인터뷰를 한 적 있다. 이에 대해 조능희 본부장은 “거짓말까지 한 사람이 공영방송의 이사를 세 번씩이나 한 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현상윤 새언론포럼 회장은 “고영주 방문진 감사도 문제”라며 “부림사건 때 판사인데 아직까지 사과도 한번 하지 않은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방문진 이사에 지원한 고영주 현 방문진 감사는 공안검사 출신으로 세월호 유가족 비하발언을 했으며, 현재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비상임 조사위원이다.

미방위 소속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방문진 이사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김원배 현 방문진 이사도 부적절하긴 마찬가지”라며 “공영방송 이사 자리를 외국에 외유나 다니는 수단쯤으로 여기는 인사”라고 밝혔다. 김원배 이사는 정수장학회 출신으로 2013년 12월 방문진 보궐이사에 임명됐다. 이후 18개월 동안 3개월에 한 번 꼴로 외유성 해외출장을 다녀 와 논란이 된 바 있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KBS 이인호 이사장 역시 “극단적이고 편향적인 역사관을 KBS 이사장으로 있는 동안에는 드러내지 말아달라는 야당 의원들의 요구를 한사코 거절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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