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70주년 앞두고 해방이후 역대 대통령 가운데 잘못한 일이 많다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온 인물은 이명박 전 대통령(64%)인 것으로 나타났다. 잘한 일이 많다는 응답이 높게 나온 인물과 박정희-노무현-김대중 순이었으며, 우리나라를 잘 이끈 대통령이 누구냐는 응답도 동일한 순으로 조사됐다.

한국갤럽이 각각 지난달 28~30일과 지난 4~6일 등 모두 엿새간 전국 성인 2003명에게 전직 대통령들 중 해방 이후 우리나라를 가장 잘 이끈 대통령이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자유응답) ‘박정희’(44%), ‘노무현’(24), ‘김대중’(14%) 등 3명이 전체 응답의 82%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7일 발표했다. 그 다음으로는 ‘이승만’(3%), ‘전두환’(3%), ‘김영삼’(1%), ‘이명박’(1%), ‘노태우’(0.1%) 순이었으며 11%는 의견을 유보했다고 갤럽은 전했다. 이번 조사는 표본오차 ±2.2%포인트(95% 신뢰수준)에 응답률 18%(총 통화 11,077명 중 2,003명 응답 완료)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저연령일수록(2030 세대에서 약 40%), 박정희 대통령의 경우 고연령일수록(50대 62%, 60세 이상 71%) 많이 응답했다고 갤럽은 전했다. 지지정당별로 보면 새누리당 지지층은 74%가 박정희 대통령을 꼽은 반면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등 야당 지지층은 약 45%가 노무현 대통령, 약 30%는 김대중 대통령을 선택했다.

이와 함께 역대 대통령 각각에 대한 평가와 이유를 조사한 결과(7월 28~30일 1003명에게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를, 8월 4~6일 1000명에게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대통령을 조사) ‘대통령으로서 잘한 일이 많다’는 응답은 박정희(67%), 노무현(54%), 김대중(50%)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잘못한 일이 많다’는 응답은 이명박(64%), 전두환(60%), 노태우(45%), 김영삼(42%) 순으로 나왔으며, 초대 대통령 이승만의 경우 ‘잘한 일이 많다’(27%)와 ‘잘못한 일이 많다’(31%)가 비슷했다.

   
자서전에 실린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은 '대통령의 시간'에서 발췌
 

이승만 전 대통령이 잘했다고 평가한 이유(긍정 평가자 275명, 자유응답)로 “건국/나라 기초/정부 수립”(36%), “민주주의를 지켜냄/공산화 막은 점”(12%), “어려운 시기/혼란 극복”(11%) 등으로 지목된 반면, 잘못했다고 평가한 이유(부정 평가자 308명, 자유응답)로는 “일제 청산 못함”(19%), “독재”(13%), “부정선거”(8%), “6.25 한국전쟁/전쟁을 막지 못함”(8%), “미국에 종속”(7%) 등이 지적됐다.

1963년부터 1979년까지 장기 집권한 제5~9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67%가 “잘한 일이 많다”고 답해 “잘못한 일이 많다”(16%)를 앞섰으며, 18%는 의견을 유보했다고 갤럽은 전했다. 새누리당 지지층의 91%, 현 박근혜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자 중에서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서도 “잘한 일이 많다”고 호평한 사람이 92%에 달했다. 박 전 대통령이 잘했다는 이유(긍정 평가자 667명)로는 52%가 “경제 발전”을 꼽았으며, “새마을 운동”(15%), “국민들을 먹고 살게 해 줌/민생 해결”(12%), “경부고속도로 건설/국토 개발”(8%) 등이었다. 이에 반해 잘못했다고 평가한 이유(부정 평가자 159명)로는 “독재/유신/민주화 후퇴” 72%, “쿠데타/군사정권” 10% 등이 지적됐다.

1980년부터 1988년까지 집권한 제11, 12대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60%가 “잘못한 일이 많다”고 답했으며 “잘한 일이 많다”는 16%, 24%는 의견을 유보했다. 전 전 대통령이 잘못했다고 평가한 이유(부정 평가자 602명)로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 폭압”(20%), “개인 비리/부정부패/비자금”(20%), “독재/강압”(17%), “쿠데타/군사 정권”(15%), “사람 많이 죽임/인권 유린”(8%), “민주화 탄압/민주주의 후퇴”(7%) 등이 지적됐다. 

대통령 직선제 부활 이후 첫 대통령이자 1988년부터 1993년까지 재임한 제13대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45%가 “잘못한 일이 많다”고 응답했으며, 9%만이 “잘한 일이 많다”고 답했으며 46%는 의견을 유보했다. 잘못했다고 평가한 이유(부정 평가자 449명)로는 “개인 비리/부정부패/비자금”(22%), “성과 없음/무능력”(19%), “소신 부족/나약함/우유부단”(15%), “리더십, 추진력 부족”(5%), “쿠데타/군사 정권”(5%), “전두환 정권 계승”(5%) 등이 지적됐다. 

1993년부터 1998년까지 재임한 제14대 김영삼 대통령에 대해서는 42%가 “잘못한 일이 많다”, 16%는 “잘한 일이 많다”고 답했으며 42%는 의견을 유보했다. 잘못했다는 평가의 이유(부정 평가자 420명)로는 “IMF 외환 위기 초래”(43%), “가족, 아들 비리/부패”(12%), “무능력/뚜렷한 업적 없음”(6%), “서민, 민생 경제 파탄”(5%) 등이 거론됐다. 특히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우 1988년 이후 한국갤럽의 대통령 직무 긍정률 최고치와 최저치 기록이 나왔던 것과 관련해 갤럽은 “첫 문민정부에 대한 기대, 금융실명제 실시 등으로 취임 1년차 2, 3분기 직무 긍정률은 83%에 달했지만, IMF 외환 위기를 맞은 5년차 4분기에는 6%로 곤두박질쳤다”고 평가했다.

이에 반해 사상 첫 수평적 정권교체 후 10년 간 대통령인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잘했다는 평가가 많이 나왔다.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재임한 제15대 김대중 대통령에 대해서는 50%가 “잘한 일이 많다”, 20%는 “잘못한 일이 많다”고 답했으며 30%는 의견을 유보했다. 전 세대별로도 김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잘한 일이 많다는 응답이 높았으며, 지지정당 별로도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의 70%, 무당층 51%가 잘한 일이 많다고 응답했다.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도 잘한 일이 많다는 응답이 34%에 달했다.

김 전 대통령이 잘했다는 평가의 이유(긍정 평가자 503명)로 “대북/햇볕 정책”(27%), “IMF 외환 위기 극복”(18%), “민주주의 정착/민주화”(7%), “경제 정책/경제 회복”(5%), “남북정상회담”(5%)인 반면, 잘못했다는 평가의 이유(부정 평가자 196명)로는 “대북/햇볕/퍼주기 정책”(54%)이 거론됐다. 

또한 김 전 대통령에 이어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재임한 제16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54%가 “잘한 일이 많다”, 20%는 “잘못한 일이 많다”고 답했으며 26%는 의견을 유보했다. 지지정당별로 보면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의 82%, 무당층의 56%가 “잘한 일이 많다”고 평가했으며,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도 31%의 응답이 나왔다.

노무현 대통령이 잘했다는 평가의 이유(긍정 평가자 538명)로 “국민과의 소통”(17%), “국민, 서민을 위함/국민 입장 대변”(17%), “서민 경제/민생 노력”(10%), “민주주의 실현/민주화”(7%), “권위적이지 않음”(6%), “친근함/인간적임”(5%) 등이 꼽혔다. 이에 반해 잘못했다는 평가의 이유(부정 평가자 204명)로는 “죽음/자살”(10%), “대통령 자질 부족”(9%), “대북 정책/퍼주기”(8%), “국론 분열”(7%), “말 실수/막말”(7%), “가벼움”(7%) 등이 지적됐다.

갤럽은 노 전 대통령 평가에 대해 “구체적인 정책이나 사건보다는 ‘소통, 서민, 민생, 친근, 탈권위’ 등 소통 스타일과 인간적인 매력이 다수 언급된 점이 특징이며, 그 특유의 스타일을 ‘자질 부족, 막말, 가벼움’ 등으로 보는 부정적 시각도 공존했다”고 분석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전임이자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재임한 제17대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64%가 “잘못한 일이 많다”고 답했으며 12%만 “잘한 일이 많다”, 25%는 의견을 유보했다. 역대 대통령 조사 가운데 잘못한 일이 많다는 응답비율이 가장 높은 대통령으로 나왔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전 세대에 걸쳐 “잘못한 일이 많다”는 입장이 우세했으며 30대(76%)와 40대(72%)에서 두드러졌다고 갤럽은 전했다. 지지정당 별로도 새정치연합 지지층(81%), 무당층(65%) 뿐 아니라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도 잘못한 일이 많다는 응답(48%)이 더 높게 나왔다.

이 전 대통령이 잘했다는 평가의 이유(긍정 평가자 119명)로는 “4대강 사업”(21%), “경제 정책”(14%), “열심히 했다”(10%) 외 “청계천 복원사업”(7%), “대중교통/버스 전용차로, 환승”(7%) 등이 거론됐다. 이에 반해 잘못했다는 평가의 이유(부정 평가자 636명)로는 “4대강 사업”(57%), “경제 문제”(6%), “개인 비리”(6%) 등으로 지적됐다. 이 전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이 지목된 것에 대해 갤럽은 “매년 녹조 현상, 가뭄, 홍수 대비 효용, 유지 관리 비용 등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의 8월 첫째 주(4~6일 3일간) 직무 긍정 평가 조사 결과 33%는 긍정 평가를, 55%는 부정 평가를 한 것으로 나왔다. 12%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5%, 모름/응답거절 7%).

이 같은 지지율(긍정률)은 지난 주 대비 1%포인트 하락한 것이며, 부정률도 2%포인트 하락했다. 갤럽은 이를 두고 메르스 확산 여파로 6월 셋째 주에 최저치(29%, 취임 이후 세 번째)를 기록한 이해 6월 넷째 주부터 이번 주까지 7주간 평균 33%로 답보 중이라며 같은 기간 내 부정률 평균은 58%, 최근 2주 연속 하락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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