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이사선임’ 회의가 세 번째 무산됐다. 여당 위원들은 야당 위원들의 ‘인사원칙 요구안’ 수용을 거부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7일 오전 과천정부청사에서 KBS 이사와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안을 논의할 계획이었으나 여야 상임위원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무산됐다. 방통위 관계자는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회의일정이 취소됐다”면서 “오늘 회의를 새로 열 가능성은 없으며 회의일정은 다음주 초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영방송 이사 선임안 논의 연기는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달 31일 전체회의를 열 계획이었으나 한 차례 연기됐고, 지난 6일에는 여당 위원들이 단독으로 회의를 열고 비쟁점 안건들을 논의했다.

   
▲ 지난 6일 방통위 전체회의는 야당 위원들이 불참한 채 여당 위원들 단독으로 진행됐다. 사진=금준경 기자
 

야당추천 위원인 김재홍, 고삼석 위원은 공영방송 이사 선임의 '3대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회의를 열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고, 여당 위원들을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야당위원들은 △3연임(9년) 금지 △정파 나눠먹기식 인사 금지 △ 공공성 및 공정성 구현 책임자 선임 등 이사선임 인사의 ‘3대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합의제 원칙을 중시하겠다고 여러차례 밝힌 최성준 위원장이 제대로 된 논의조차 하지 않는 이유는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차기환 방문진 이사 등 청와대가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사들을 두고 협상을 벌일 권한이 없다는 분석이다.

시간끌기를 통해 야권을 압박하려는 전략일 가능성도 있다. KBS 이사회의 경우 임기가 31일까지로 여유가 있지만, 방문진의 임기는 오는 8일 만료된다. 이에 대해 야당추천인 김재홍 위원은 지난 6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이사진이 꾸려지지 않으면 전임 이사들의 임기가 자동으로 연장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마 제대로 된 이사를 선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은 오후 3시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특정인의 공영방송 이사 3연임 반대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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