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의 공영방송 이사선임안 의결이 또 다시 연기됐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7일 다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추천 상임위원들은 3연임 금지 등 인사원칙을 정립하지 않을 경우 전체회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KBS와 MBC대주주 방문진의 공영방송 이사선임안을 의결할 계획이었으나 야당 위원들이 전체회의에 불참하면서 안건 상정이 미뤄졌다. 공영방송 이사선임안 의결 연기는 이번이 두 번째다. 최성준 위원장은 “위원들 간 협의가 끝나지 않았다”면서 “7일 오전 다시 전체회의를 열고 공영방송 이사선임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 방통위 야당 상임위원인 김재홍(왼쪽), 고삼석 위원이 6일 과천정부청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그러나 야당 위원들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공영방송 이사의 인사원칙 논의에 진전이 없을 경우 7일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재홍 위원은 “여당위원들이 3대 요구안에 대해 일절 수용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6일 퇴근할때까지 협의를 해보고 그래도 진전이 없으면 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야당 위원들은 △3연임(9년) 금지 △정파 나눠먹기식 인사 금지 △ 공공성 및 공정성 구현 책임자 선임 등 이사선임 인사의 ‘3대원칙’을 적용하자는 입장이지만 여당 위원들이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야당 위원들은 공영방송 이사 3연임 및 경쟁사 이사연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KBS 이사공모에 지원한 차기환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를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김재홍 위원은 “특정인을 언급하는 건 부적절하다.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3연임 자체도 문제지만 경쟁 방송사에서 6년이나 이사로 일한 사람이 다른 경쟁사 이사에 후보로 지원한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재홍 위원은 “해당 방송사의 구성원으로부터도 ‘이게 말이 되냐’는 연락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MBC 방문진 이사였던 차기환 이사가 KBS 이사에 지원하면서 MBC의 영업전략 및 기밀 누설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 6일 방통위 전체회의는 야당 위원들이 불참한 채 진행됐다. 사진=금준경 기자
 

고삼석 위원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라며 “대선 공약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최소한 그 취지라도 구현하기 위해 제대로 된 이사회를 선임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당시 ‘방송 공공성을 위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전임 공영방송 이사의 임기가 끝나더라도 3대 요구안 논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게 야당위원들의 입장이다. 고삼석 위원은 “여당위원들은 기한에 맞춰서 의결해야 한다고 하는데, 방송법상 차기 이사회의 의결 일정이 연기되면 전임 이사들의 임기가 자동연장 된다”면서 “중요한 건 기한에 맞추는 것보다 공영방송에 적합한 인사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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