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사퇴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여전히 정체되거나 소폭 하락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7~9일 사흘간 전국 성인 1004명에게 박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질문한 결과, 32%는 긍정 평가했고 59%는 부정 평가했으며 8%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3%, 모름/응답거절 5%)고 10일 밝혔다. 이 같은 박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 주 보다 2%포인트 하락한 반면, 부정률은 1%포인트 상승한 것이라고 갤럽은 전했다.

세대별 긍정률과 부정률도 각각 20대 9%와 80%, 30대 16%와 78%, 40대 26%와 63%, 50대 42%와 51%로 60세 이상(63%와 29%)을 제외하고는 모두 부정률이 더 높았다. 50대의 박 대통령 부정률도 5주 째 긍정률을 앞섰다.

지지정당별로 새누리당 지지층(412명)은 62%가 “잘하고 있다”고 답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227명)은 90%가 부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층(319명)에서도 부정적 견해가 더 많았다(긍정 16%, 부정 70%).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갤럽 여론조사 결과 추이.
 

박 대통령 직무 수행에 부정 평가한 응답자들(591명)은 그 이유로(자유응답) “소통 미흡”(20%), “독선/독단적”(13%)(4%포인트 증가), “메르스 확산 대처 미흡”(12%)(-4%포인트), “국정 운영이 원활하지 않다”(11%), “리더십 부족/책임 회피”(8%), “경제 정책”(5%), “당청, 여야 간 갈등”(5%) 등을 꼽았다고 갤럽은 전했다.

대통령 직무 부정 평가 이유에서 ‘소통 미흡’, ‘독선/독단적’, ‘국정 운영 부진’, ‘당청, 여야 갈등’과 같은 지적은 2주 연속 늘어난 것을 두고 갤럽은 “이는 지난 6월 25일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퇴 압박 영향으로 보인다”며 “6월 한 달간 대통령 직무 평가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던 메르스 사태는 7월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그 비중이 점차 줄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갤럽은 매월 한 차례 씩 실시해온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17%),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13%),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12%), 안철수 의원(9%), 오세훈 전 서울시장(8%), 정몽준 전 의원(4%),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3%), 이재명 성남시장(3%) 순으로 응답됐고 2%는 기타 인물, 27%는 의견을 유보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발표된 갤럽의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 결과.
 

메르스 사태 적극 대응으로 주목 받았던 박원순 시장은 2개월 연속 선두를 지켰고 김무성 대표, 문재인 대표, 안철수 의원 역시 상위 4위권에 포함됐다고 갤럽은 전했다.

그러나 지난 2주동안 여론의 주목을 받다 지난 8일 사퇴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정치 지도자 선호도 대상에서 빠졌다. 이를 두고 갤럽은 “조사 일주일 전 실시하는 예비 조사 결과 선정된 여야 정치인 각 4인(총 8인)에서 빠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덕현 갤럽 기획조사실 부장은 10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대선 주자를 선정하는 방법이 조사 일주일 전 실시하는 예비조사에서 거론된 인사들 중 여야 각각 4명 씩을 선정한 뒤 본 조사에서는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응답하게 하는 방식”이라며 “유승민 원내대표의 포함 여부를 우리도 지켜봤는데 일주일 전 예비조사 때에 순위에 들지 않아 본 조사에서 이름을 넣을 수 없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갤럽 조사는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한 조사 대상에 대해 전화조사원이 전화방식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 ±3.1%포인트(95% 신뢰수준)에 응답률은 18%(총 통화 5427명 중 1001명 응답 완료)였다.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