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재편할까, 아니면 찻잔 속 태풍일까? 다음카카오의 메신저 ‘카카오톡’이 오는 30일 선보일 예정인 ‘채널’서비스를 미디어오늘 기자들이 이용해보고 평가했다.

카카오 채널은 카카오톡에 탑재한 일종의 콘텐츠 플랫폼이다. 카카오톡 상단의 3번째 탭을 통해 전통적인 기사 뿐 아니라 ‘자동차테크’ ‘오늘의 스포츠’  ‘패션 뷰티’ ‘채널20’s’, ‘오늘의 웹툰’, ‘연예인의 모든 것’ ‘피식잼과 꿀잼’ ‘지식창고’ ‘일상건강 수칙’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연성 콘텐츠를 탑재하고 있다.

채널의 가장 큰 특징은 ‘루빅스(RUBICS, Real-time User Behavior-based Interactive Content recommender System)’로 이용자 선호에 따른 맞춤형 콘테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 카카오채널 첫 화면. 클릭을 유도하는 콘텐츠가 상단에 배치된다.
 

곽보아 기자 “카톡 안에서 뉴스를 봐야 할 결정적인 매력이 없다”

전체적인 레이아웃은 깔끔하고 보기 좋다. 그런데 글자 크기가 다음이나 네이버 모바일 웹 메인과 비교해 작은 편이다. 어른들이 이용하기엔 불편할 것 같다.

상단에 제일 크게 자리잡은 ‘지침서’ ‘재미퀴즈’ ‘심리에세이’ ‘무엇을 할까’ 콘텐츠는 가볍게 읽기에 딱 좋고 재미있다. ‘가벼운 읽을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채널의 취지와 맞아떨어지는 듯. 다음카페앱에서 이용할 수 있는, 다음카페 게시물 중 흥하는 게시물들을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뉴스건 포스팅이건 보다가 바로 카톡 대화로 전환할 수 없는 게 불편하다. 게시물을 읽다가 카톡 채팅으로 돌아가려면 게시물 우측 상단의 X를 누르거나 뒤로 가기를 눌러 완전히 게시물을 닫고 돌아가야 한다. 이런 불편함은 웹툰을 볼 때 극대화되는데, 이런 점을 고려했는지 웹툰 마지막에는 '카카오페이지 앱으로 편하게 보기' 기능이 달려있다. 이왕이면 만화와 채팅을 편하게 왔다갔다 할 수 있다면 편할 듯 싶다.

카카오서치 기능도 간단하게 정보를 찾기에 편리하다. 하지만 게시물과 채팅 전환이 한 번에 안되는 것처럼 서칭을 하다가도 카톡으로 돌아가려면 검색창을 다 닫아야 한다는 점이 불편하다.

친구들이 좋아한 게시물을 표시해주는 기능은 재미있다. 이왕이면 페북에서 콘텐츠를 공유할때 코멘트를 달 수 있는 것처럼 채널에서도 간단한 말을 남길 수 있어도 좋을 것 같다.

콘텐츠 공유하기를 누르면 바로 카톡 채팅창에 공유할 수 있다. 하지만 요즘 뉴스앱들은 왠만하면 카톡 공유 기능이 다 있어서 특별한 차별성으로 내세울 순 없을 듯하다.

어떤 뉴스는 언론사가 표시돼 있고 어떤 뉴스는 표시가 없어서 누르기 전에는 기사인지 포스팅인지 헷갈린다.

   
▲ 카카오채널 첫 화면. 기존 카카오톡 대화 리스트 바로 옆 탭에 '채널'이 생겼다.
 

장슬기 기자 “유통업체의 갑질? 그래도 편하다”

모바일 앱 안으로 포털을 통째로 끌고 들어온 느낌이다. 내용이 풍성하다. 다음 검색 기능까지 갖춰 모바일 다음을 들어갈 필요가 없는 게 목표인 것 같다.

편하다. 채널은 카카오톡에서 기존 채팅 탭 바로 옆에 위치하면서 카톡 앱과 포털이 연결한다. 카카오스토리, 브런치와 같이 카톡의 기존 서비스와 다음 카페, 웹툰, 웹소설 등 다음의 기존 웹서비스가 모두 연결된다.

카카오TV의 경우는 기존에는 ‘더 보기’탭에 들어가야 한쪽 구석에서 발견할 수 있었는데 채널이 활성화 된다면 더욱 편리하게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짤막한 클립영상이 인기가 많다. 카카오TV와 채널이 만난 것은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채널에서 뉴스를 보다가 다른 뉴스페이지로 넘어가거나 카카오스토리 게시물을 보다가 카스의 다른 스토리, 브런치의 다른 작품들로 이동할 수 없는 점이 불편하다. 결국 채널에 선별한 게시물만 보게 되는 현상은 기존 포털보다 더 심해졌다. 인터넷의 정신이 정보의 공유인데 어찌된 일인지 채널은 이용자들을 채널 안에다 가둬놓는 꼴이다.

우려스러운 점이 또 있다. 다음카카오는 페이스북처럼 이용자의 패턴을 분석해서 맞춤형 게시물을 제공하는 ‘루빅스’ 서비스도 시작한다. ‘~~님, 이건 어때요?’가 현재로서는 루빅스 서비스의 모습으로 보이는데 앞으로 모든 게시물이 루빅스를 통해 올라온다면 엄청난 빅브라더가 아닐까?

페이스북이 뉴스를 링크가 아닌 문서 형태로 제공하겠다고 밝히거나 유튜브와 경쟁하기 위해 유튜브 링크보다 직접 영상을 올릴 때 알고리즘을 높이는 것 등을 보면 페이스북 안에 이용자들을 가두려는 전략이 보인다. 다음카카오도 채널 안에 이용자들을 다 가둬놓으려는 의도라는 생각이 든다.

   
▲ 카카오채널 화면. 피키캐스트류의 연성 콘텐츠가 많다. 카카오톡 친구가 '좋아요'를 클릭한 콘텐츠를 보여주기도 한다.
 

금준경 기자 “니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밑도 끝도 없이) 다 준비해봤어?”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한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감탄부터 했다. 최대 장점은 접근성이다. 국민 앱 카카오톡에 포털을 넣어버렸으니. 별도의 앱을 켜는 번거로움은 없다. 심지어 클릭 한번 할 필요도 없다. 카톡 대화를 하다가 손가락으로 넘기면 채널이 나온다.

흥미로운 콘텐츠가 많다. 어떻게 하면 ‘체류시간’을 최대한 오래 끌 수 있을지 고민한 기색이 묻어난다. 특히 최상단은 노골적으로 클릭을 유도하는 콘텐츠들로 채워졌다. ‘재미퀴즈’ ‘심리에세이’ ‘무엇을 할까’ ‘푸드’ ‘지침서’등이다. 구성은 포털 다음과 피키캐스트를 합쳐 놓은 느낌이다. 물론 피키류의 연성콘텐츠가 압도적으로 많긴 하다. 콘텐츠 내용 또한 피키캐스트처럼 간결한 글에 무수한 짤방(관련 이미지)과 이모티콘으로 가득하다.

상대적으로 검색기능에 눈이 안 들어온다. 검색을 하면 새 창이 켜지는데, 이렇게 할 바에야 포털 앱 하나 켜서 검색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을 듯도 하다.

인기를 끌만한 콘텐츠를 밑도 끝도 없이 때려 박기만 했다는 느낌도 든다. 자동차, 연예, 뷰티 등등 좌판 깔아놓고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콘텐츠 한두가지 정도는 얻어 걸리라는 느낌이다.

관건은 루빅스가 얼마나 제 역할을 하느냐다. 테스트 단계라서 뉴스에 한해 제한적으로 적용돼 그 장점을 알지 못하겠다. 그래도 카톡은 국민 메신저니까, 성향과 취향에 따라 추천만 잘 해줘도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