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MHz대역 주파수 할당을 두고 오랜 기간 이견을 보인 국회와 미래창조과학부가 접점을 찾는 모양새다. 국회는 해당 대역에서 지상파 9개 채널 몫의 주파수를 할당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5개 채널 할당’으로 선회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역시 4개 채널을 할당하겠다는 기존 계획에서 5개 채널을 확보하는 방안을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에서 22일 오후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주파수소위원회에서 조해진 위원장은 “통신과 방송이 상생하는 차원에서 기존 UHD 4개 채널안 대신 5개 채널안을 미래부가 내놓으면 지상파를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최재유 미래부 차관 역시 “700MHz대역에서 지상파 5개 채널의 UHD를 추진할 수 있도록 대안을 연구해 다음 회의 이전까지 확정짓겠다”고 밝혔다.

700MHz 대역 주파수는 기존의 아날로그방송을 종료한 이후 생긴 여분의 주파수 대역을 말한다. 총 108MHz폭이 있는데, 이 중 20MHz폭은 재난망 용도로 이미 할당된 상태다. 산술적으로만 보면 남은 폭은 88MHz가량이지만 주파수 대역 간의 간섭이 있는 지역은 할당할 수 없어 실제 사용가능한 폭은 70MHz가 채 되지 않는다. 지상파의 경우 UHD용도로 사용할 경우 1개 채널당 6MHz대역의 주파수가 필요하다. 통신은 LTE용도로 사용할 경우 1개 통신사당 40MHz대역이 필요하다.

   
▲ 22일 국회에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주파수소위원회가 열렸다. 사진=금준경 기자
 

표면적으로 보면 국회와 미래부 양측 모두 이전보다 진일보한 안을 내놓았다. 국회와 지상파는 해당 주파수 대역에 기존 9개 채널을 할당하는 안을 제시했으며, 미래부는 ‘지상파4개 채널과 1개 통신사에 해당 주파수를 할당하는 ‘4+1’안을 고수한 바 있다. 미래부의 기존 ‘4+1안’에서 말하는 4개 채널은 KBS1, KBS2, MBC, SBS다. EBS는 700MHz대역 할당을 못 받고 DMB용도로 쓰이던 주파수를 할당받게 된다. 이 경우 EBS수신을 위해 가정에 별도의 안테나를 설치해야 하는 등 불편이 따른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해당 주파수 대역에 통신과 방송 모두를 만족시키는 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민희  새정치연합 의원은 “그동안 기술적으로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가 갑자기 연구한다고 단기간에 해결 될 수 있느냐”면서 “대안을 찾을 수 없다면 통신에 할당하기로 한 40MHz 폭을 포기하고 지상파 공영성을 위해 지상파에 모두 할당하는 안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 700MHz대역 주파수 할당에 대한 기존 지상파 안과 미래부 안.
 

이날 국회는 3.5GHz대역 활용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으나 미래부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병헌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상파 방송사가 중계차 용도로 쓰고 있는 3.5GHz 대역을 조기반납해 통신에 할당할 수 있다. 중국 역시 이 대역을 이미 통신(LTE용도)에 할당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전성배 미래부 전파정책국장은 “해당 대역은 2018년 이후 쓰도록 계획하고 있다”면서 “조기에 반납한다고 해도 기지국 조정이나 장비 설치 등으로 시간이 걸린다”고 답했다.

다음 미방위 주파수소위는 빠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 중에 열릴 예정이다. 그때까지 미래부가 700MHz대역 내에서 방송과 통신 모두를 만족시킬 안을 찾지 못할 경우 국회의 압박은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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