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20%대로 하락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메르스 확산에 대처하지 못해 여론이 가파르게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갤럽이 지난 16~18일 사흘간 전국 성인 1000명에게 박근혜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질문한 결과, 29%는 긍정 평가한 반면, 61%는 부정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9%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5%, 모름/응답거절 5%).

이 같은 박 대통령 지지율(대통령 직무 긍정률)은 전 주 대비 4%포인트 떨어진 데 반해, 부정률은 3%포인트 올하 긍정-부정률 격차가 32%포인트까지 늘었다. 직무 긍정률 29%는 취임 이후 최저치로, 연말정산/증세 논란이 일었던 올해 1월 넷째 주와 2월 첫째 주에 이어 세 번째라고 갤럽은 분석했다.

특히 50대에서도 2주 연속 부정률이 긍정률 보다 높았으며 대구경북 지역 조사에서도 부정률이 긍정률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별로는 20대의 경우 각각 13%(긍정률)와 77%(부정률)로, 30대 11%와 84%, 40대 16%와 71%, 50대 40%와 49%, 60세이상 60%와 27%로 조사됐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갤럽 여론조사 지지율 조사결과 추이. 그래프=한국갤럽
 

주요 지지정당별로는 새누리당 지지층(397명)은 56%가 ‘잘하고 있다’고 답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248명)은 87%가 부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층(318명)에서도 부정적 견해가 더 많았다(긍정 16%, 부정 69%).

박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부정적 평가를 한 응답자들(606명)은 그 이유로(자유응답) ‘메르스 확산 대처 미흡’(33%)(전주 대비 6%포인트 상승), ‘국정 운영이 원활하지 않다’(12%), ‘리더십 부족/책임 회피’(12%), ‘소통 미흡’(11%), ‘인사 문제’(5%), ‘안전 대책 미흡’(4%), ‘전반적으로 부족하다’(4%) 등을 꼽았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온 이유에 대해 갤럽은 “메르스 사태가 3주째 대통령 직무 평가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조사결과에서 대전·세종·충청권(36%→23%)과 부산·울산·경남(41%→29%) 뿐만 아니라 대구·경북권(55%→41%)에서조차 직무 긍정률이 10%포인트 이상 하락한 것을 들어 갤럽은 “메르스 확진·사망 또는 경유 병원이 추가로 또는 타 지역에 비해 늦게 나타난 곳들”이라며 “대구/경북에서 부정률이 긍정률을 앞선 것은 지난 2월 둘째 주(긍정 44%, 부정 53%) 이후 처음”이라며 “올해 월별 통합 기준 이 지역 직무 긍정률은 1월 48%, 2월 45%, 3월 53%, 4월 55%, 5월 57%였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갤럽이 메르스 감염 우려 정도를 조사한 결과 ‘매우 우려된다’ 28%, ‘어느 정도 우려된다’ 34% 등 62%가 감염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별로 우려되지 않는다’는 27%, ‘전혀 우려되지 않는다’는 10%로 우려된다는 견해가 크게 웃돌았다. 이번 조사 기간 마지막 날인 18일 오전 9시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확진 165명, 사망 23명, 격리 대상은 6729명이라고 갤럽은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한국갤럽의 지지율 조사결과. 지역별 집계 현황표.
 

‘(매우+어느 정도) 우려된다’는 응답은 지지난 주(6월 2~4일) 67%에서 지난 주(9~11일) 54%로 감소했으나 이번 주(16~18일) 62%로 다시 증가했다고 갤럽은 설명했다. 갤럽은 “지난 주 초에는 환자 발생·경유 병원 정보 공개, 병원 내 감염이 다수라는 발표가 있었고 한때 확산세도 주춤했으나 이후 사망자 수와 확진자 발생·경유 지역, 4차 감염 사례 등이 증가함에 따라 불안감도 다시 증폭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우려된다’는 응답은 대전·세종·충청권(45%→67%)과 대구·경북(47%→59%), 부산·울산·경남(49%→57%)을 비롯한 전 지역에서 늘었으며, 세대별로는 50대(46%→61%)와 60세 이상(46%→59%)에서 특히 변화폭이 컸다고 갤럽은 분석했다.

향후 메르스 상황 전개에 대해서는 42%가 ‘수일 내 진정될 것’이라고 답했으며, 46%는 ‘더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2%는 의견을 유보했다. 

이번 조사결과의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이며, 응답률은 18%(총 통화 5,585명 중 1,000명 응답 완료)였다고 갤럽은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7일 오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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