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세계보건기구 합동평가단(WHO 평가단)이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내 메르스 확산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WHO 평가단은 지난 8일 입국해 국내 전문가들과 함께 국내 메르스 전파 원인과 양상 등을 조사했다. 이들은 메르스 종료를 선언하기엔 아직 이르고 아직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바이러스가 사람간 전염력이 강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후쿠다 게이지 WHO사무처장은 “메르스 바이러스가 전염성이 더 강한 바이러스로 변이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환경오염이나 열악한 환기시설 또는 기타 다른 요인들이 이번 메르스 유행에서 바이러스 전파에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도 평가단 차원에서 확정적으로 판단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브리핑룸에서 한국-WHO 메르스 합동평가단 활동 결과 발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합동조사단은 케이지 후쿠다 WHO 사무차장 등 WHO 전문가 8명과 이종구 서울대 글로벌의학센터 소장 등 국내 전문가 8명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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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전파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이에 후쿠다 게이지 WHO사무처장은 “현재 시점에서 저희 평가단은 지역사회 전파가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면서 다만 “메르스 유행이 진행되는 동안 그러한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메르스 발병규모가 크고 양상이 복잡해 추가적인 환자 발생은 예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비교적 짧은 기간에 왜 메르스가 이토록 확산됐을까? 그는 발생초기 예상치 못한 일이었고 한국 의료진들이 이 질병에 익숙하지 않았던 점, 일부 병원의 경우 감염예방통제 조치가 최적화돼있지 않았던 점, 의료시설을 여러 군데 돌아다니는 한국 사회의 관습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관련해 현재 상황과 대책에 대해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 민중의 소리 제공
 

그는 “전 세계적으로 어떤 국가라 하더라도 신종 감염병이 처음 발생했을 때는 어려움이 있다”며 “어느 곳, 어느 시점에서라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환자 증가 속도는 줄어들고 있다며 그는 “환자가 줄어든다는 것이 상당히 좋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언론과 전문가들은 정부의 초기대응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종구 WHO평가단 공동의장은 “많은 혼란을 일으키는 원인이 정보의 비대칭 때문인데 신속한 정보 공개가 제일 중요했는데 이부분이 실패한 원인 중 하나라고 본다”며 “위험을 관리하는 거버넌스가 확립되지 않은 점, 질병이 얼마나 퍼질지가 정확하지 않아 지자체 자원을 동원하는 부분에 대한 예측이 잘못됐던 점” 등을 지적했다. 

이종구 WHO평가단 공동의장은 “추가적으로 많은 조사와 연구를 통해서 계속하고 아직은 (조사에 대한)결론을 내리는 것이 위험하다”고 밝혔다. WHO는 아직 몇 주간 상황을 보겠다는 입장이다. 앞으로도 모든 의료시설에 감염예방과 통제조치를 완전하게 이행해야 하며 접촉자나 의심환자들은 여행을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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