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투자뉴스룸의 유정현입니다. 방금 들어온 부동산 특보소식입니다. 평택 하버라마다 앙코르호텔이 분양을 시작합니다.”

MBN의 주말 메인뉴스 진행자인 유정현 앵커가 출연하는 TV광고 중 일부다. 뉴스 진행자가 특정 업체의 이익을 위한 광고에 출연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뉴스포맷의 광고 진행은 시청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유정현 앵커는 이달 초부터 하버라마다 앙코르호텔 분양 광고에 출연하고 있다. 유정현 앵커는 광고에서 자신을 “투자뉴스룸의 유정현”이라고 지칭한다. 뉴스 형식을 차용한 것이다.

광고에서 유정현 앵커는 기자들과 대담을 나누며 “평택, 정말 좋아지겠는데 또 다른 호재는 없습니까?”, “이거 진짜 투자 특종감이군요. 평택 하버라마다 앙코르호텔 이거 탐나는데요.”, “겨우 7000만원만 투자하면 세계적 호텔의 주인공이 된다? 멋지네요.” “20대든 80대든 남녀노소 누가 투자해도 좋겠습니다”라고 말한다. 이 광고는 6월 평택라마다호텔의 분양을 앞두고 제작됐으며 YTN 등 유료방송채널에서 광고가 나가고 있다. 유튜브에는 6월 5일자로 해당 영상이 업로드 돼 있다. 

   
▲ 유정현 앵커가 출연하는 평택 라마다호텔 분양광고.
 

뉴스진행자의 광고출연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뉴스를 진행하는 사람이 특정 기업의 이익을 위한 광고를 하는 것 자체가 상식과 원칙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그가 프리랜서이든 정규 계약직이든 간에 뉴스진행자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광고를 하려면 뉴스에서 하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뉴스형식의 광고라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유민지 민주언론시민연합 기획부장은 “화면 한쪽에 ‘광고’라고 적혀 있지만 형식이 뉴스와 똑같고 실제 뉴스진행자가 광고에 출연한다. 뉴스로 오해할만한 소지가 다분하다. 지나가면서 언뜻 보거나, 소리로만 들을 경우 진짜 뉴스로 착각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민지 부장은 “지상파였다면 윤리규정에 위배 돼 징계를 받을만한 사안”이라며 “이영돈PD는 교양프로그램 진행자였음에도 자신이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신뢰를 이용해 광고를 한 게 문제였는데, 뉴스진행자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논평을 낼만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 지난 3월 28일 MBN '뉴스8' 보도화면 갈무리. 부동산시장을 보도하는 뉴스 진행자가 특정 부동산 업체의 광고를 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MBN측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면서도 시청자들이 불편해한다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MBN 관계자는 “광고 내용이 사실이 아니거나 지나치게 자극적인 내용이 나가는 등 뉴스진행자로서 품위를 훼손한다면 큰 문제가 되겠지만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면서 “광고형식이 뉴스라고 해서 특별히 더 문제가 된다고 보지도 않고, 유정현 앵커는 프리랜서라 개별 광고출연까지 관여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럼에도 시청자 입장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면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정현 앵커는 MBN에 뉴스 진행을 맡게 된 지난 1월에도 논란이 된 바 있다. 아나운서 출신으로 18대 국회 때 한나라당 의원을 지내고, 낙선한 이후 다시 방송으로 돌아와 뉴스를 진행하게 됐기 때문이다.

 

 

<편집자주> 2015년 6월16일 저녁 9시5분 추가.

미디어오늘은 이 기사에서 YTN 등 유료방송채널에서 해당 광고가 나가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해당PP에서 직접 계약한 광고가 아니라 스카이라이프 등 유료방송플랫폼에서 노출한 광고입니다. 하버라마다호텔 관계자는 18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해당 광고는 아직 케이블채널과 직접 계약하지 않았고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케이블에서 방영되고 있다"고 밝혀와 추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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