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자사 포털에서 ‘어뷰징’ 언론을 퇴출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언론기관이 주축이 되는 위원회를 구성해 독립적인 심사를 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28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양사 공동의 독립적인 뉴스 제휴 평가기구인 ‘공개형 뉴스제휴 평가위원회(이하 평가위원회)’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공개형 뉴스제휴 평가위원회’는 △과도한 어뷰징 기사 및 사이비 언론 행위에 대한 기준 마련 △신규 언론사 제휴 심사 △기존 제휴 언론사 계약해지 여부 판단 등을 할 계획이다. 과도한 어뷰징을 하는 언론사는 양대 포털사이트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공개형 뉴스제휴 평가위원회' 제휴 설명회를 열었다. 임선영 다음카카오 미디어팀장(왼쪽), 유봉석 네이버미디어센터 이사. 사진=금준경 기자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평가위원회 설립 배경에 관해 “언론은 뉴스제휴 평가가 공정하지도 투명하지도 않다는 비판을 하고 있으며, 기업은 일부 매체가 제휴 통과 후 악의적 기사 작성 후 광고비를 요구한다며 특단의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면서 “학계도 어뷰징 기사가 증가하면서 저널리즘이 죽어가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평가위원회의 심사결과를 바탕으로 뉴스제휴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임선영 다음카카오 미디어팀장은 “기술적인 문제가 없는 한 자격심사 평가결과를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평가위원회는 언론기관이 주축이 될 전망이다. 유봉석 이사는 “사전에 신문협회, 인터넷신문협회, 언론진흥재단 등 유관기관과 만나 협의를 했다”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들었다”고 말했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6월 내에 준비위원회를 설립해 2~3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연말까지 정식으로 평가위원회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임선영 미디어팀장은 “평가위원회 구성에 대해 포털 양사는 관여하지 않는다. 언론계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된다”고 밝혔다.

   
▲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공개형 뉴스제휴 평가위원회' 제휴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많은 취재진이 몰려 포털사이트 기사 제휴 정책변화에 따라 언론사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했다. 사진=금준경 기자
 

그러나 언론기관이 스스로 제휴 언론사를 심사하게 되면 영향력이 강한 언론의 입김이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컨대 평가위원회 참여기관으로 언급된 신문협회의 주축인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어뷰징 기사를 많이 쏟아내는 언론이기도 하다. 현장에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다’, ‘순진한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이에 대해 유봉석 이사는 “최대한 많은 이해관계자들을 위원회에 참여시켜 우려를 불식시키도록 하겠다. 언론재단 등 중립적인 기관도 참여시킬 계획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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