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20대의 감성에는 우리, 사회, 시민, 공동체가 없다. 개인이 중심이 되다 보니 공동체를 위한 정보를 얻어야 할 이유가 사라졌다.”

안수찬 한겨레21 편집장의 말이다. 그는 미디어오늘 창간 20주년 심포지엄, 제 4아젠다 ‘미디어 리터러시’ 토론에서 이 같이 밝혔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은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그러나 제대로 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젊은 세대가 신문을 읽지 않기 때문이다. 교육 당국 또한 이를 외면하고 있다.

안수찬 편집장은 “현재 20대에게는 공동체가 공유해야 할 지식을 추구해야 할 이유도, 우리사회를 가로지르는 정보를 취득해야 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20대가 이전 세대와 달리 공동체를 중시하지 않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뉴스를 외면하게 됐다는 이야기다. 그는 한겨레 교육문화센터에서 언론사 입사교육을 하던 시절을 언급하며 “언론사 입사 지망생들이 가장 많이 써내는 글 소재가 이사, 유학, 동아리, 신변사, 연애 등 개인적인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그래도 20대가 적극적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시점이 있다. 바로 취업을 준비할 때다. 안수찬 편집장은 “20대는 취업 준비를 위해 신문을 열심히 읽는다. 자기 이익에 충실한 모습”이라며 “미디어 교육 역시 이들의 이익에 충실히 부합하는 방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위해 국사를 필수교과목으로 지정했던 예를 언급하며 “언론을 교과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뉴스 자체가 수업일 수는 없겠지만 뉴스를 읽지 않으면 수업이 불가능하도록 교육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 언론의 미래를 묻는다’ 는 주제로 미디어오늘 창간 20주년 심포지엄이 열렸다. 사진=정철운 기자
 

김경희 한림대 교수는 “‘뉴스에 대한 비판적 이해’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비판적 이해 교육이 △뉴스에 대한 생산과 소비에 대한 이해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 구분 △뉴스를 매개한 소통과 참여능력으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대상이 확장돼야 한다는 게 김경희 교수의 견해다. 그는 “미디어 리터러시가 앞으로 정보격차의 원인이 될 것이고, 정보의 격차가 빈부의 격차이자 행복의 격차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렇기 떄문에 미디어 리터러시는 남의 일이 아닌 생할영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적 차원, 보편적 서비스 차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생 뿐 아니라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필요하며 국가가 이를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역시 기존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한계를 지적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우리나라에서 너무 좁은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신문만들기, 방송만들기, 신문활용 교육에 그치는 상황이다. 김언경 사무처장은 “비판적으로 신문을 보는 시각을 전혀 가르치지 못한다. 이렇게 교육이 이뤄지는 건 낭비적”이라고 말했다.

김언경 사무처장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방향성이 보다 선명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고등학교에서 언론교육을 한 적 있다”면서 “언론에 대해 본격적으로 교육을 하려고 하면 교육현장에서 난감해 한다”고 말했다. 특정 매체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담기면 그 메시지를 정파적인 것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미디어 교육은 정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민주의식을 깨우치는 보편적인 민주교육이 돼야 한다.” 김언경 사무처장이 이렇게 덧붙였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