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가장 많은 곳이 이기는 곳이여”

29일 오후 4·29 재보궐선거 최대 격전지인 관악을 후보 캠프 중 새누리당 오신환 당선인 사무실에 취재진이 가장 많았다.  

오신환 캠프 관계자는 “일할 사람을 뽑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우리는) 젊은 사람이 와서 일하겠다는 반면 저쪽은 야권이 분열돼 싸우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바꿔야 한다는 열망은 무소속 정동영 후보를 향하지 않았다. 관계자는 “정동영은 철새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여기 주민들은 인지도만 가지고 선택하지 않는다”며 “이상규 후보가 사퇴하고 (정동영 쪽으로) 갔지만 그게 일하겠다는 뜻으로 비춰지진 않는다”고 말했다.

박빙으로 예상됐기 때문에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 사무실도 승리를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정태호 후보 캠프 관계자는 “현재까지 여론조사가 불리하더라도 항상 이겨왔던 지역”이라며 “광주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사실상 집권당인데 광주에서 당을 바라보는 것과 서울에서 야당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를 수밖에 없다”며 승리를 확신했다. 

   
▲ 4·29 재보궐선거 서울 관악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오신환(왼쪽부터)·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국민모임 정동영 후보가 21일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현대HCN 서초방송에서 열린 서울시 선관위 주최 TV토론회에서 손을 잡고 있다. ⓒ 연합뉴스
 

하지만 정태호 선거운동을 도왔던 한 자원봉사자는 “(새정치민주연합) 이행자 시의원이 탈당해 정동영 캠프로 가고 김희철 전 의원도 정동영 후보를 돕는 모양새라서 초반에 사기가 떨어졌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개표가 시작되고 첫 개표 결과가 사무실에 전달됐다. “관악구 조원동 오신환 후보 465표, 정태호 후보 355표, 정동영 후보 265표” 개표현장에서 중간집계 결과가 도착하면서 오신환 캠프는 축제 분위기였다. 캠프 관계자들은 앞자리에 앉은 지지자들에게 앉아달라거나 통로마다 삼삼오오 모여 기쁨을 나누는 지지자들에게 통로를 열어달라고 부탁하기 바빴다.

오후 9시 30분경 선거기간 내내 오신환 후보를 도왔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도착하자 사람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현재까지 오신환 후보 6045표, 정태호 후보 5643표, 정동영 후보 2735표. 오신환 후보가 가장 크게 졌던 대학동의 경우 투표율이 30.4%로 가장 낮은 곳입니다.” 캠프 관계자의 중간개표 결과 발표로 잠시 멈췄던 환호성이 이어졌다. ‘투표율이 낮으면 여당에게 불리하지 않겠냐’는 분석마저 무너뜨린 완승이었다.

   
▲ 29일 오후 서울 관악을 오신환 선거캠프 사무소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한 언론사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장슬기 기자
 

곳곳에서 여유로운 표정의 지지자들이 변희재 후보에 대한 평가도 내놓는다. “이곳은 통합진보당에서 국회의원을 배출했던 곳인데 변희재처럼 남을 헐뜯어서 표를 얻기 힘들어”, “그치 그래서 우리 표를 가져가는 것도 힘들어!”  

“오신환 후보 425표, 정태호 후보 282표, 정동영 후보 174표” 오후 9시 40분경 거소자 투표 결과도 전달됐다. “당선! 당선!” 캠프는 당선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오후 10시가 넘자 캠프 관계자는 많은 표차이로 뒤지고 있는 3위 정동영 후보의 표를 빼고 발표하기 시작했다.  

오후 10시 40분경 오신환 후보가 사무실에 나타났다. 

지지자들은 오 당선인에게 빗자루와 안전모를 선물했다. 이들은 “새로운 관악을 위해 깨끗하게 청소하라는 의미로 빗자루를 드리는 것이고, 안전한 관악 안전한 사회를 건설하자는 의미로 안전모를 선물한다”고 밝혔다. 

오 당선인은 “27년의 기다림이 위대한 선택으로,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겠다”며 “신발끈을 동여매고 국회와 관악을 뛰어다니며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오 당선인은 “안전한 관악을 위해 새누리당이 발의한 오신환법을 통과시키고 사법시험 존치를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이 결과는 야당정치에 대한 심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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