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관련 다큐를 제작해오던 영화감독 사무실에 한 괴한이 침입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년간 세월호 참사를 취재해 온 6명의 독립PD 모임인 ‘416기록단’ 임유철 감독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25일 오후 괴한이 자신의 작업실에 침입해 편집용 컴퓨터를 망가뜨렸다고 밝혔다. 임 감독이 공개한 CCTV화면에 따르면 괴한은 컴퓨터를 분해해 훼손한 뒤 외형을 복원한 뒤 사라졌다.  

임 감독은 지난 25일 오후 11시 28분부터 35분까지 야구모자 위에 또다른 모자를 뒤집어 쓴 “매우 민첩하고 전문가스러운 남자”가 침입한 것이라 설명한 CCTV영상 화면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손에 면장갑, 얼굴에 마스크를 착용했고 작은 후레쉬 하나를 가지고 컴퓨터를 분해해 CPU와 RAM을 망가뜨린 뒤 사라졌다. 임 감독의 편집용 컴퓨터는 현재 편집이 불가능한 상태다.  

   
▲ 지난 25일 오후 11시 28분부터 11시 35분 사이에 임유철 감독 작업실에 침입한 괴한이 임 감독의 편집용 컴퓨터를 훼손하고 있다. CCTV화면 갈무리=임유철 감독 제공.
 

임 감독은 “엄청난 덩치의 이 녀석은 누구일까? 왜 이런 짓을 벌인 걸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사무실 침입이 있기 일주일 전, 임 감독 원룸에도 침입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416기록단은 그동안 세월호 관련 다큐 5편을 제작했고 그 중 ‘1주년 특집 1부 수중수색 종료, 그날의 기록’ 등 4편은 뉴스타파를 통해 방송했다. 

임 감독이 참여하는 416기록단은 다큐를 통해 지난해 10월 ‘수중수색을 종료를 정부에 건의하고 실종자 가족을 설득하라’는 내용의 범정부사고대책본부 내부문건을 공개했고, 지난해 세월호 인양의 기술적인 검토가 완료됐고, 지난해 5월 23일 영국 인양업체 TMC가 이미 해양수산부에 제출한 인양보고서와 비슷한 내용을 올해 4월 10일에 와서 정부가 인양을 언급하며 발표한 사실을 알렸다. 

   
▲ 지난 25일 오후 11시 28분부터 11시 35분 사이에 임유철 감독 작업실에 침입한 괴한이 임 감독의 편집용 컴퓨터를 훼손하고 있다. CCTV화면 갈무리=임유철 감독 제공.
 

임 감독은 이 다큐에 대해 “완성본을 만들기까지 가지고만 있기에 시급한 정보나 세월호 가족에게 도움을 줘야 할 정보만 공개한 것”이라고 밝혔다. 

임 감독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세월호 데이터는 다른 안전한 곳에 보관돼 있고 유출은 없었다”고 말했다. 임 감독은 세월호 데이터에 대해 “세월호 참사 이후 416기록단 독자적 활동을 통해 취재한 결과물”이라며 “세월호 가족대책위에 자원봉사하면서 가족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임 감독은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진상조사분과와 인양분과에 참여했다.  

임 감독은 “이 사안에 대해서 따로 알아보고 있고, 수사도 진행 중”이라며 아직 밝혀진 것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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