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가 사퇴했지만 성완종 전 회장과 독대 중 3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은 이번 검찰 수사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언론 인터뷰에서 성 전 회장이 이완구 선거사무실에 오지 않았다고 증언한 인사가 이완구 총리 비서실장의 측근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15일 MBN ‘뉴스앤이슈’와 인터뷰에서 2013년 4월 4일 당시 세종방송 소속으로 취재하면서 성 전 회장이 이완구 당시 후보 선거사무소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주장한 이인우씨는 이완구 국무총리의 비서실장과 밀접한 관계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MBN 생방송에서 밝힌 이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성 전 회장이 이 총리에게 3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주장은 거짓말이 되고 여론을 반전시킬 기회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씨의 인터뷰 생중계 방송이 나가면서 곧바로 이씨가 현직 언론인이 아니고 이완구 후보 사무실에서 일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이 총리 비서실장의 측근이라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이씨는 이 총리 측근이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서 “충남도지사 했던 때부터 좋아했고 모르는 사이는 아니지만 직책을 받았다거나 그런 경우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씨는 데일리안과 충청신문 기자 출신으로 지난 2012년 2월 최민호 세종시장 예비후보(새누리당) 대변인으로 영입된 전력을 가지고 있다. 이완구 총리는 2012년 4월 11일 재보궐선거에서 최민호 세종시장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이인우씨와 이완구 총리, 최민호 후보가 한 캠프에서 활동했던 사이라는 이야기다. 

최민호 전 후보는 대전출신으로 이완구 총리가 충남도지사로 있을 때 행정부지사를 맡은 바 있다. 최민호 전 후보는 2015년 3월 1일 이완구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 이완구 국무총리
ⓒ노컷뉴스
 

이씨는 지난 2012년 디트NEWS24의 시민기자로 최민호 세종시장 후보의 동정을 알리는 글을 작성하거나 데일리안, 충청신문 기자시절에도 이완구 총리를 취재했다. 

이완구 총리가 2010년 지방선거 이후 중단했던 정치활동을 재개할 쯤인 2011년 8월 <“장수는 전장을 가리지 않는다”>는 기사를 통해 이완구 총리의 활동재개 소식을 알리며 “이 전 지사의 강도 높은 발언은 중앙 정치권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해 귀추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이씨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2010년 8월 4일 한나라당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에서 충청권 몫으로 박성효 전 대전시장이 거론되자 이완구 전 충남지사가 어떻게 되는 것인지 궁금하다며 걱정하는 글을 남기며 이완구 총리와 통화한 사실도 밝혔다. 

이에 이씨는 20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최민호 세종시장 예비후보 캠프에 영입됐고 이완구 총리의 측근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 이씨는 “그런 보도가 언제 나왔느냐”며 대답을 회피했다. 

   
▲ 15일자 MBN 뉴스앤이슈 화면 갈무리.
 

대전뉴스 보도에 따르면 MBN과 이인우씨의 인터뷰는 매일경제 정치부 간부가 주선했다. 하지만 MBN 보도제작부 관계자는 "MBN 작가들이 당시 선거사무소 현장에 있었던 충청지역 기자들을 수소문하던 중에 세종방송 기자라고 밝힌 이인우씨와 접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인우씨가 이완구 총리 비서실장과 특수 관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 어떤 경로를 통해 이완구 총리에 유리한 인터뷰를 했는지도 이번 사건의 규명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완구 총리 측은 독대한 장면을 본 당시 이완구 후보의 운전기사와 접촉해 신변을 위협하려는 정황이 드러나 증거인멸을 시도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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