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6의 보조금이 출시 일주일 만에 큰 폭으로 올랐다. 17일 책정된 갤럭시S6 보조금은 KT의 경우 최대 32만7000원, LG유플러스는 최대 30만4000원이다. 상한선(33만 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출시 때와 비교하면 10만원 이상 올랐다. 방통위가 단행한 보조금 상한액 상향조치는 어느정도 효과를 거둔 셈이지만, 하루만에 큰 폭으로 이용자 차별행위가 나타났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주최로 17일 ‘단말기유통법 6개월 평가 토론회’가 국회에서 열렸다. 토론자로 나선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단말기유통법이 이용자 차별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출시 일주일 만에 50% 가까이 올랐다. 그 전에 구입한 이용자들은 그만큼 차별을 받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신사는 일주일 단위로 보조금을 책정할 수 있다.

그간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용자 차별행위가 줄었다는 점을 단말기유통법의 효과로 강조해왔다. 이용자 차별 해소는 단말기유통법의 도입 근거 중 하나이기도 했다.

보조금을 책정하는 시기를 조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배상용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부회장은 “하루 차이에 불과하지만 어제 갤럭시S6를 구입한 사람은 10만원 이상 손해를 봤다”면서 “보조금 책정을 일주일이 아닌 한 달 이상의 단위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 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주최로 17일 국회에서 '단말기유통법 6개월 평가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금준경 기자
 

방통위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최근 대폭 강화해 운영 중인 ‘폰파라치’제도가 판매점에 과도한 처벌을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폰파라치는 일선 판매점에서 단말기유통법 위반 행위가 발각될 경우 신고자에게 포상금을, 판매점에 벌금을 물리는 제도다. 휴대폰 판매점은 공시보조금보다 1만 원이라도 추가적인 할인을 하게 되면 최소 200만 원, 최대 1000만 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또, 신고자는 포상금을 최소 100만 원에서 최대 1000만 원까지 받게 된다.

배 부회장은 “판매자를 범법자로 유도하고 있다”면서 “제대로 된 환경을 만들어놓지 않고, 포상금과 벌금만 과도하게 높였다”고 말했다. 이날 방청을 했던 한 판매점 관계자는 미래부측에 “1만원 싸게 팔다 걸리면 수백만원의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이게 합리적인 제재방안이라고 판단하느냐”면서 “판매점들을 처벌하기보다 뻥튀기된 출고가를 낮추는 게 우선 아닌가”라고 묻기도 했다. 류제명 미래부 통신이용제도과장은 “폰파라치 제도 운영은 방통위 소관”이라며 “직접적인 답변을 하기 어렵다. 방통위를 통해서 답변을 드려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 서울시내의 한 통신대리점. ©연합뉴스
 

시민사회단체들은 시행 7개월째를 맞고 있는 단말기유통법을 비판하며 대대적인 보완을 요구했다. 가장 큰 문제는 단말기 출고가 인하효과가 크지 않다는 사실이다. 안 처장은 “오래된 기종, 비인기품목 위주로 단말기 가격이 일부 떨어졌을 뿐 제대로 된 단말기 값 인하가 이뤄졌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단말기 가격 인하를 위해 녹색소비자연대와 참여연대 등은 ‘분리공시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주홍 녹색소비자연대 정책국장은 “분리공시를 통해 소비자의 알 권리가 제대로 충족될 것”이라고 말했다. 분리공시제는 휴대폰 제조사와 통신사가 각각 어느정도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제도를 말한다.

참여연대는 우상호 의원실과 함께 통신요금 인하방안으로 ‘기본료 폐지’와 요금인가 심의를 공개적으로 운영하는 ‘이용약관심의위원회’ 설치를 주장하고 있다. 해당 내용이 담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우상호 의원이 발의한 상태다. 안 처장은 “기본료 폐지가 당장 어렵다면 단계적으로 완화하며 폐지하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규제 기관인 방통위가 지나치게 사업자 편의를 봐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용구 통신소비자협동조합 이사는 “단말기유통법의 문제는 법과 제도의 문제가 아닌 제도 운영의 문제”라며 “방통위가 심판이 아닌 (통신사측) 플레이어가 됐다”고 지적했다. 방통위는 지난달 SK텔레콤의 신규가입자 모집금지 일주일 제재를 의결해놓고도 갤럭시S6 출시를 앞두고 제재시기를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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