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방통위가 KBS ‘일베’기자 채용을 방관했다고 비판했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채용문제에 개입할 수 없다”면서도 “우려를 KBS에 전달할 방법을 찾겠다”고 답했다.

국회에서 10일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장병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일베기자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도록 방통위원장이 KBS에 요청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KBS는 지난 1일 극우 성향 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 유저로 활동한 이력이 있는 수습기자를 정식 임용했다. 앞서 KBS기자협회 등 11개 협회가 해당 기자의 임용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해당 기자에 대해 “상식에 비춰 도저히 용납하기 어려운 폭력적이고 비인권적인 조롱을 자주 했다”면서 “신분을 유지시킨다는 건 비상식적인 일탈행위를 사회적으로 용인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 KBS 11개 협회가 지난 3월 30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정철운 기자
 

송호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KBS 일베기자 채용 건을 수신료 인상문제와 연결지었다. 그는 “KBS가 공정성을 담보하겠다고 하면서 일베기자를 채용했다. 이래놓고 수신료 인상을 하자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KBS 수신료를 기존 2500원에서 4000원으로 1500원 인상하는 법안이 지난해부터 국회에 계류중인 상황이다. 미방위 소속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지난해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한 KBS의 공영성 확보를 KBS수신료 인상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바 있다. 

송 의원은 “여직원들이 생리휴가를 가려면 생리를 인증하라”등 그간 해당 기자가 작성한 게시물들을 언급하며 “외부 패널이 KBS에 출연해 그런 말을 했으면 강도 높은 제재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당 기자가 “수습기자로 있던 시절에도 문제가 되는 글을 올렸다. 이처럼 KBS가 공영성과 전혀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방통위는 아무런 역할을 할 필요가 없는건가”라고 꼬집었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방통위가 KBS 채용 문제에 일일이 개입하기 어렵다”면서도 “의원들의 우려를 KBS에 전달할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새누리당 의원들과 방송통신위원장은 KBS 수신료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미방위 여당 간사인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은 “수신료 인상안을 국회에 넘겼으면 방통위원장은 강 건너 불보듯 하면 되나”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방통위원장이 의원들 집까지 찾아가서 설득해야 하는 거 아닌가.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 최성준 방통위원장. ⓒ 연합뉴스
 

민병주 새누리당 의원은 “수신료가 1981년 당시 한 달 신문 구독료를 기준으로 책정됐는데 아직까지도 인상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KBS를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가 개입되면서 논의가 진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업무보고 때 “방송의 공적책임, 공익성 및 공정성 강화와 공정하고 품격있는 공영방송의 실현을 위한 수신료 인상을 미룰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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